국회법 재의안 상정을 위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 셋째)가 원내지도부와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무산
문재인, 김무성에 “투표 하시라”
이종걸 “국민 앞에서 불법 파업”
국회 전면 거부 땐 여론 역풍 우려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는 진행키로
문재인, 김무성에 “투표 하시라”
이종걸 “국민 앞에서 불법 파업”
국회 전면 거부 땐 여론 역풍 우려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는 진행키로
국회법 개정안 재의가 6일 새누리당 의원 대부분의 불참에 따라 투표 불성립으로 무산된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 배신의 날”, “민주주의 파산선고일”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새정치연합은 애초 이날 상정된 61개 법안까지 처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무산 결과에 반발해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법 개정안 재의 투표에 불참하기로 한 새누리당을 향해 계속 투표 참여를 압박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아침 “새누리당 의원들이 끝내 표결에 불참한다면 오늘은 국민 배신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회의 표결이 시작되자 문재인 대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다가가 “투표하시라”고 촉구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국민 앞에서 불법 파업을 하시면 국회 꼴이 어떻게 되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유산’시키는 과정을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국회법 개정안 재의가 무산되고 바로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는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종걸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은 “지는 게 이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법안 처리 협조를 설득했지만, 의원들은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규탄했는데 순순히 들어가서 법안 처리를 할 수 없다” 등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온건·합리적 성향으로 분류되던 의원들도 “오늘은 항의의 표시를 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는 “국민이 메르스로 고통받을 때는 침묵하다가 곧바로 (국회법 재의 무산) 환영 논평을 낸 청와대의 모습도 비정상이고, 투표를 거부하고 곧바로 국민에게 사과한 여당 대표의 모습도 비정상이다”라며 “오늘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무산은 민주주의의 파산선고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말도 안 되는 횡포에 맞서 싸우겠다”고 의원총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무산에 대해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청와대 눈치를 본 것인데, 삼권분립의 원리 아래서 행정권력과 대등한 권력인 입법부의 국회의원이 취할 자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국회 전면거부는 여론의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일단 7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이후 의사일정도 여당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신 새정치연합은 애초 국회법 개정안을 냈던 이유가 ‘세월호 특별법’ 취지에 어긋나는 시행령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국회법 개정안 시즌 2’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야당 국회의원 시절 현재의 국회법 개정안과 비슷한 취지로 공동 발의했던 이른바 ‘박근혜 국회법’을 그대로 다시 발의하고,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는 25개의 법안 개정을 추진하는 등 공세를 계속할 방침이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은 5월28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구성될 소위원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여당이 협조할 가능성이 작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행령으로 위임되는 내용 중 일부를 입법 과정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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