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오후 속개에 앞서 유승민 국회 운영위원장과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악수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병기 비서실장, 국회 운영위 참석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
초기 방역실패 지적엔 “첫 확진 늦어진 것뿐…정부 총력 다해”
초기 방역실패 지적엔 “첫 확진 늦어진 것뿐…정부 총력 다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3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이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염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지난 5월20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4일 만에 청와대에서 나온 첫번째 사과다.
청와대는 또한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첫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졌으며, 박 대통령은 철저한 방역조처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정부는 방역전문가, 지자체, 의료진, 그리고 온 국민과 함께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서 총력 대응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메르스 사태가 완전 종식되는 순간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방역 대응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제기된 모든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신종 감염병에 대한 국가의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실장은 정부의 첫 메르스 환자의 확진이 늦었다는 점만 인정했을 뿐, 그 이후에는 총력을 다했다며 ‘초기 방역 실패’에 대한 지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실장은 “현재 청와대와 정부가 메르스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고 있는지를 밝혀달라”는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정부의 초기대응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어서 여러가지로 국민 여러분을 불안하게 해서 우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애초에 감염됐던 환자가 5월4일 입국해서 17일까지 지방 서너군데 병원을 다니며 확산이 시작됐는데, 확진이 늦어져 초기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 이후에는 온 정부가 나서서 총력을 다해왔고, 대통령은 특히 미국 방문까지 취소하면서 메르스 퇴치에 노력해서 다소 진정세 보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의 초기대응 미흡 지적에 대해서도 “메르스의 특성상 국내에 입국되는 과정이 제대로 포착이 안돼 초동단계가 미흡했다고 말한 것”이라며 “첫 확진환자 발생 후 제대로 움직여 나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5월20일 메르스 첫 확진 판정이 이뤄진 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됐고, 박 대통령은 철저한 방역 조처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주요 업무현황’ 자료에서 “중동을 다녀온 내국인이 5월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20일 오전 8시께 보건복지부로부터 메르스 환자 발생 사실이 보고돼 상황을 최초 인지했고, 바로 대통령께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감염경로를 신속히 파악하고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방역조치를 실시할 것 △국민들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방역당국의 조치사항과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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