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적극대응 촉발…대선주자 1위로 남경필 경기지사
동네 약국까지 대응시스템 구축 원희룡 제주지사
‘청정 제주 지키기’ 진두지휘 안희정 충남지사
중앙정부·지자체 협력 메시지 “대통령만 바라보는 중앙정부보다, 현장을 발로 뛰는 지방정부가 훨씬 낫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한달간의 대처를 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평가다. 중앙정부가 컨트롤타워도 못 정한 채 한참을 우왕좌왕하는 사이, 광역단체장들은 신속히 사령탑을 세우고, 정보공개와 민관협력 등에서 오히려 중앙정부를 견인해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로 여야의 대선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메르스 국면에서 가장 주목받은 광역단체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새정치민주연합)이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삼성서울병원의 한 의사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1500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여한 사실을 공개하고 정부에 투명한 정보공개를 촉구했다.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은 “지자체의 독자적 대응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박 시장을 공격했으나, 여론은 박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는 떠밀리듯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 한국갤럽 발표에서 지지도 17%로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도내 공공병원·대형병원과 지난 9일 구축한 메르스 공동대응시스템을 동네병원과 약국까지 참여시키는 협약을 21일 맺었다. 동네병원과 약국들이 메르스 의심환자들을 “보건소로 가라”며 기피하지 말고, 도내 41개 거점병원으로 안내하도록 하는 체계다. 정부가 지난 11일 처음 발표한 ‘메르스 국민안심병원’의 아이디어도 경기도가 보건복지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지사(새누리당)는 제주도를 다녀간 한 관광객(141번 환자)이 지난 1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청정 제주 지키기’에 초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이 환자와 접촉한 관광시설 종사자 등 170여명에 대한 모니터링을 일주일 연장하며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원 지사는 19일에는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종합적인 권한을 가진 지도자의 지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고개 숙이는 건 100번, 1000번도 상관 없다”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야당(새정치연합) 소속이면서도 중앙정부와 각을 세우지 않은 채 ‘협력’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7일 보건복지부 등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자리에서 “국민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책임은 지자체에도 있다”며 “메르스 의료기관을 국민적으로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 대응을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극찬했던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메르스 대응은 결국 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가 아니라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실행하는 것”이라며 “광역단체장들이 이 점을 알기에 적극적 대처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적극대응 촉발…대선주자 1위로 남경필 경기지사
동네 약국까지 대응시스템 구축 원희룡 제주지사
‘청정 제주 지키기’ 진두지휘 안희정 충남지사
중앙정부·지자체 협력 메시지 “대통령만 바라보는 중앙정부보다, 현장을 발로 뛰는 지방정부가 훨씬 낫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한달간의 대처를 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평가다. 중앙정부가 컨트롤타워도 못 정한 채 한참을 우왕좌왕하는 사이, 광역단체장들은 신속히 사령탑을 세우고, 정보공개와 민관협력 등에서 오히려 중앙정부를 견인해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로 여야의 대선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메르스 국면에서 가장 주목받은 광역단체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새정치민주연합)이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삼성서울병원의 한 의사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1500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여한 사실을 공개하고 정부에 투명한 정보공개를 촉구했다.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은 “지자체의 독자적 대응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박 시장을 공격했으나, 여론은 박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는 떠밀리듯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 한국갤럽 발표에서 지지도 17%로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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