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년4개월째 공석인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에 ‘보수 경제학자’인 김종석(60) 홍익대 경영대 학장(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경제분과위원장)을 낙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에서) 여의도연구원 원장으로 김종석 교수를 모시기로 결정했다”며 “내일(16일) 오후 여의도연구원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명하려 했다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근혜계의 반발에 부닥쳐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김 교수에게 여연 원장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으며 최근 ‘박세일 카드’를 접은 뒤 다시 ‘삼고초려’를 해 김 교수의 허락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8~10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김세배 의원의 장남으로,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을 지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경제 멘토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애초 진보적 인사 영입설까지 나오던 여의도연구원장에 결국 친기업 인사가 선정되자,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장은 내년 총선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는 인물이다. 당 쇄신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 회장인 김세연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지난 총·대선 때 전면에 내건 경제민주화 과제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김 교수 내정이) 친재벌 인사 등용으로 (국민에게) 비춰지면서 당의 모습도 ‘반경제민주화 정당’으로 비춰질까 걱정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16일치 <조선일보>에 쓴 ‘난치병 경제 악화시키는 정치권의 선심 경쟁’ 제목의 칼럼에서 당시 정부와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되던 ‘가계소득주도 성장론’을 두고 “경제가 침체된 상태에서 억지로 가계소득을 올리려니까, 기업 잉여를 쥐어짜 주주배당과 임직원 봉급을 올리고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궁여지책”이라고 폄하하는 등 친기업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서보미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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