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삼성 X파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사람이 부패척결 가능할까”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10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삼성 엑스(X) 파일 사건 같은 사상 최대 부패 스캔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사람”이라며 “부패척결 책임자로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이날 아침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황 후보자의 총리 적격 여부에 대해 묻자 이렇게 밝혔다.
그는 “삼성 X파일 같은 사건을 제대로 못 다뤘기 때문에 국민적 불신 속에서 권력형 비리사건만 나오면 ‘검찰이 제대로 못할 것이다’ ‘자기 식구 감쌀 것이다’ 같은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통령이 황 내정자를 임명하는 취지로 부패척결에 적격이라고 얘기했는데, 사실 삼성 X파일 사건과 같은 사상 최대의 거대 부패 스캔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사람을 부패척결의 적임자라고 얘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 전 대표는 ‘황 후보자가 이명박정부 당시 사면로비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사면 절차는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그것 때문에 비싼 변호사를 선임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대단히 의문이 든다”며 “단순히 절차에 대한 문의였다면 그 수임 액수가 얼마였는지를 밝히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고 보는데 왜 정확하게 밝히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 전 대표는 9일 <평화방송(PBC)> ‘열린 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서 “(황 후보자가) 앞으로 대통령 하명이나 기다리는 총리로 역할을 할 것 같아 대단히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황 후보자가) 발언한 것 관련해 일반 국민과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자 고교동창인 노 전 대표는 청문회에 대해 “(황 후보자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 좀 더 솔직하고 정확하게 밝히고 자신의 주장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대단히 크다”고 말했다.
10일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는 노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2005년 황 후보자가 지휘했던 ‘삼성 X파일’ 사건 수사에 대한 의견 밝힐 예정이다. 2005년 황 후보자는 당시 이른바 ‘떡값 검사’ 7명 모두를 무혐의 처리하면서 명단을 폭로했던 노 전 대표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노 전 대표는 의원직을 잃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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