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의 최일선 현장인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내 국가지정 병리 병상을 방문해 병실을 살펴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대응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지난달 20일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온 뒤 17일 만이다. 청와대 제공
일주일새 6%p 하락
가정주부층서 하락폭 커
가정주부층서 하락폭 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6% 포인트 떨어져 ‘성완종 리스트’ 파문 때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 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일주일 전 40%에서 34%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부정 평가 비율은 같은 기간 47%에서 55%로 8%포인트 올랐다. 이 기관의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5주 연속 39~40%를 유지했으나, 메르스 사태로 4·29 재보궐선거 직전의 성완종 리스트 파문 때(34~35%)와 비슷해졌다. 한국갤럽은 “박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 ‘소통 미흡’(16%)에 이어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14%)이 새롭게 추가돼 두번째로 많이 꼽혔다”며 “이번주 박 대통령 직무 평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하락했지만, 성별로는 남성(38%→35%)보다는 여성(42%→34%), 직업별로는 가정주부(55%→39%)에서 하락폭이 컸다. 한국갤럽은 “가정주부 직업군은 50대 이상 여성이 약 60%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본인과 가족의 건강·안전·위생 문제에 민감한 편”이라며 “평소 박 대통령에 우호적이었지만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에 우려와 실망이 큰 듯 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4일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당국의 메르스 관리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3%로 나타났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25.9%에 그쳤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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