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31일 오전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차원의 대책을 발표하기위해 단상으로 가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인터넷·SNS에서 거세게 확산되는 비판 목소리
“이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만든 건 정부 자신”
“초기 골든타임 놓쳐…보건안전 세월호 참사”
“전파는 없을 거라더니…또 ‘가만히 있어라’?”
“이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만든 건 정부 자신”
“초기 골든타임 놓쳐…보건안전 세월호 참사”
“전파는 없을 거라더니…또 ‘가만히 있어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 2명이 숨진 가운데 불안감이 커진 누리꾼 사이에서 정부의 안일한 방역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메르스보다 더 무섭고 치명적인 것은 박근혜 정부의 응급상황 조처에 대한 무능력과 국가운영의 자질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역사학자 전우용(@histopian) 교수는 1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여객선이 침몰해도 우왕좌왕, 치명적 전염병이 돌아도 우왕좌왕. 지금 이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만드는 건, 무슨 반정부 세력이 아니라 정부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접촉자 확인, 예방, 홍보와 의료인들에 대한 신고 안내 등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전 교수는 “지도자란, 질타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지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국민을 대신해 고위 공직자들 ‘질타’해 주셨다고 감격하는 물건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물건들이, 민주주의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치명적 바이러스”라고 지적했다.
심상정(@sangjungsim) 정의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트위터에 “메르스 환자 속출에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초기 골든타임 36시간을 놓쳤다는 점에서 보건안전의 세월호 참사로 규정될 수 밖에 없다”며 “안전 불감증에 따른 안일한 초기 대응이 걷잡을 수 없는 메르스 확산을 불러 왔다는 것도 너무 닮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영화총각(@kino_son)씨는 “어떻게 된 나라가 시스템이란 게 하나도 없을 수가 있을까. 무슨 일만 터지면 우왕좌왕 주먹구구. 시간만 흐르길 바라고 외양간 고칠 준비만 하고 있냐. 더 비극적인 건 외양간도 제대로 못 고친다”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보건 당국에 대한 비판으로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뉴스 포털 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올라온 뉴스 댓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나왔다. 지역사회로의 전파는 없을 거라고? 지금 정부는 세월호에서 선장이 학생들한테 조끼 채우고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한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우리는 거대한 세월호를 타고 있는 셈. 무능한 정부 언제까지 이럴 건가”(usu***) “청와대와 정부가 하는 행동을 보면 어느 병원인지 환자가 누군지 치료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아무것도 말 안 한다. 국민은 누굴 믿어야 하나”(kuba****) “메스컴 언론에선 국민들에게 공포감 조성, 사고 및 대책 수습방지는 뒷전. 무능과 부패의 극치를 보여주네”(바이런**) “괴담 유포자 처벌한다고 국민들을 협박하더니, 결국 3차 감염자가 나왔다. 국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세월호다”(sddy****)라는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그래픽 뉴스] 메르스는 어떻게 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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