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닷새 동안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반기문(71) 유엔 사무총장이 4박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22일 오전 베트남으로 떠났다.
18일 부인과 함께 입국한 반 총장은 19일 세계교육포럼 개막식과 유엔글로벌콤팩트 지도자 정상회의, 20일 유엔 창설 70년 기념 특별행사에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등을 만나서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색된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첫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의 첫 방북’이 북한의 허가 취소로 무산되면서 그의 방한 의미는 애초 예상보다 많이 퇴색했다. 반 총장은 개성 방문이 예정됐던 21일 공식 일정 없이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19일 열린 세계교육포럼 개막식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방북 계획을 밝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반 총장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개성 방문도 성공시키지 못하자 정치권에선 ‘통일대통령 대권 행보’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 총장은 이번 방한 중 고향인 충북 음성도 방문하지 않고 “한국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일이 없다”며 적극 해명했지만, 여전히 ‘반기문 충청 대망론’은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유엔 총장이 유엔 회원국을 방문하면서 북한 당국자와 만나는 약속도 확실히 하지 않아 (방문) 취소를 당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 기업인은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굳이 개성공단을 방북하겠다고 한 의도가 무엇이겠냐”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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