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창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0여년 전 겪은 선거법 위반 재정신청 거론하며
“나를 이 수렁에서 건져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나를 이 수렁에서 건져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에 거론돼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번엔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휴일에도 ‘장외 변론’을 이어갔다.
홍 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여년 전 선거법 위반 재정신청사건에서 나는 패(팻)감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며 “한보청문회 때 고 김학원 의원이 박경식씨를 신문하면서 나를 패(팻)감으로 야당에 넘겨주면서 나에 대한 재정신청사건을 받아들였다고 밝힌 일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성완종 사건에서 나를 수렁에서 건져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다른 분들은 정치세력이 뒤(뒷)바(받)침 되지만 나는 나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패(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란 바둑용어로 양쪽이 서로 상대의 돌을 완전히 둘러싸기 바로 전에 물려 있는 상태를 말한다. ‘팻감’이란 상대가 먼저 패를 해소하지 못하도록 저지하기 위해 두는 수를 말한다.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겠다”는 홍 지사의 말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다른 친박들을 보호하기 위한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홍 지사는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소나기가 그치면 해가 뜬다. 무지개도 뜬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2일 성 전 회장에게 1억원을 받아 홍 지사한테 전달했다고 밝힌 윤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르면 오는 주말 홍 지사가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