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얼마나 맞았나
성완종 리스트 직후 요동쳤지만
이완구 사의·특사 공방뒤 회귀
성완종 리스트 직후 요동쳤지만
이완구 사의·특사 공방뒤 회귀
단순 승패 결과만으로만 보면, ‘이변’은 없었다. 4·29 재보궐선거는 ‘성완종 리스트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치러졌지만, 실제 결과는 그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말 여야 후보의 대진표가 확정된 직후, 선거 초반인 4월3~5일 <시비에스>(CBS) 노컷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선거지역 4곳의 표심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이 수도권 3곳을 석권하고, 무소속인 천정배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선거결과를 이미 맞혔다.
하지만 지난 9일 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리스트’와 함께 정국이 ‘성완종 블랙홀’에 빠져들면서, 재보선의 성격은 ‘정권 심판론’ 프레임으로 급속히 재편성됐고 선거 결과는 오리무중으로 빠지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폭로 직후인 4월11~12일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여연)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직전까지 상승세를 타던 수도권 3곳의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은 경기 성남 중원에서 4.6%포인트 떨어지는 등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야당 쪽은 ‘이탈’ 지지율을 흡수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20일)과 참여정부의 성완종 특별사면 특혜 의혹(21일) 등이 이어지면서 선거 직전 판세는 다시 선거 초반 흐름으로 되돌아왔다.
여연이 선거 직전인 26~27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남 중원에선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44.7%로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4.4%)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따돌렸고, 광주 서을에서는 천정배 후보(42.6%)가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33.8%)를 크게 앞섰다. 격전지인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강화을에선 오차범위 안에서 각각 박빙 우세, 박빙 열세를 보였지만 상승 흐름은 여전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성남과 광주에서 신상진 후보와 천정배 후보가 각각 20%포인트 이상 큰 격차를 벌이는 등 득표율에서 기존 여론조사의 예측을 크게 웃도는 ‘이변’을 보였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이슈4·29 재보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