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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요번 선거랑 정권 교체가 뭔 상관?” vs “박근혜랑 싸워야 할 판에…”

등록 2015-04-26 21:18수정 2015-04-28 10:2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엄지 손가락 든 이)가 26일 오후 서울시 관악구 도림천에서 4·29재보선 관악을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 둘째)가 4·29재보선 인천서구 강화 을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와 함께 26일 오전 인천시 서구 백석초등학교에서 열린 ‘검단 5대 향우회 합동 체육대회’를 찾아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엄지 손가락 든 이)가 26일 오후 서울시 관악구 도림천에서 4·29재보선 관악을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 둘째)가 4·29재보선 인천서구 강화 을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와 함께 26일 오전 인천시 서구 백석초등학교에서 열린 ‘검단 5대 향우회 합동 체육대회’를 찾아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르포] 광주서을 보궐선거 현장 / ‘천정배 대 문재인’ 구도
“여그 민주당 의원들, 다 물짜(불량품)들이여”
“어먼 디다 총질하믄 쓰것소? 눈에 안 차도…”
“광주서을을 빼고 세군데는 다 박빙이다.”(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4대 0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4대 0으로 패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

국회의원 의석 4석이 걸린 4·29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6일, 여야의 핵심 당직 의원들은 막판 판세를 ‘초박빙’으로 진단했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은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성남 중원 등 수도권 3곳과, 광주 서을 1곳까지 모두 네 곳에서 치러진다.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광주 서을의 표심을 25~26일 이틀간 <한겨레> 기자들이 훑어봤다.

요번 선거랑 정권 교체가 뭔 상관?
2년도 더 남았는데…
박근혜랑 싸워야 할 판에
어먼데 총질하믄 쓰겄소?
천정배 대 문재인 구도

4·29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마감이 임박한 25일 오후 5시40분, 광주 서구문화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나온 정철호(50·풍암동)씨에게 물었다.

- 누굴 찍었나?

“갈쳐주믄 쓰간디? 내놔도 우세스럽지 않은 사람 찍었제. 여그 민주당 의원들, 다 ‘물짜’(불량품)들이여.”

- 정권교체 위해 ‘2번’ 찍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요번 선거하고 정권교체가 먼 상관이여? 대선은 2년도 더 남았는디.”

투표장 입구에서 아내·딸과 함께 ‘인증샷’을 찍던 최홍석(51·금호동)씨의 속내를 떠봤다.

- 누가 우세할 것 같나?

“눈에 안 차도 어쩔 거시요? 우리 식구는 조영택이로 통일해부렀소.”

- 천정배 후보 지지세가 만만찮다.

“박근혜랑 싸워야할 판에, 어먼 디다 총질하믄 쓰겄소? 디제이 선생 유지가 선당후사로 정권교체하라는 거 아니요.”

투표소 앞 풍금사거리에서 강은미 정의당 후보가 천호선 당대표와 함께 유세를 준비하고 있었다. 강 후보는 “막판 표 쏠림이 있는 것 같다. ‘새정치연합은 안 된다’는 바닥 여론이 강한데, 당선 가능한 후보에 몰아줘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했다. 때마침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탄 정승 후보의 유세차가 사거리를 지나갔다.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정승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광주를 바꿀 수 있게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를 듣던 박성수(70·풍암동)씨가 말했다. “아따 처절하네. 문재인이 조영택이 돕는 거맹키로, 정승이 선거운동은 이정현이가 다 해줘불구만잉.”

26일 아침 상무동 운천저수지에서 만난 전남대생 조현웅(22)씨는 “누가 나온지는 잘 모르지만 ‘2번’을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왜 2번이냐’고 물었더니 답변이 심드렁했다. “문재인·안철수가 ‘2번’아닌가요? 근디 중간고사 때문에 투표할 수 있을랑가 모르겄어요.” 인근에서 커피점을 하는 정주연(43)씨는 ‘문재인 팬’을 자처하면서도 “천정배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대선 이겨야죠. 그럴라믄 이번에 새정치연합이 ‘회초리’ 좀 쎄게 맞아야 되요. 솔직히 광주 국회의원들, 어디 내놓기 남부끄럽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당께요.”

새정치연합의 ‘안방’인 이곳에서 조영택 후보는 거물급 탈당 인사인 천정배 후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조 후보를 지원하러 여섯번째 광주를 찾았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문 대표에 대한 비호감 정서가 만만찮은데, 문 대표의 잦은 방문이 선거를 ‘천정배 대 문재인’ 구도로 만들어버렸다. 문 대표로선 안 오면 ‘게임’이 안 되고, 오면 천 후보 주가를 올려주게 되는 난감한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25일 발표된 재보선 사전투표율은 광주 서구을이 9.29%로 재보선 지역 4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 광주 광산을 사전투표율이 5.42%로 전국 15곳 중 가장 낮았던 것에 견줘 이례적이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중량감 있는 무소속 후보 출마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진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새정치연합 지지층의 ‘조직투표’와 새정치연합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층의 ‘항의투표’가 고루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광주/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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