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유세를 펼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경호 선임 기자
4·29 재보선, 중원 장악한 새누리 관악을 공들여
새정치 0:4? 4:0?…광주 서을·관악을 표 결집 호소
새정치 0:4? 4:0?…광주 서을·관악을 표 결집 호소
“광주서을을 빼고 세군데는 다 박빙이다.”(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4대 0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4대 0으로 패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
국회의원 의석 4석이 걸린 4·29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6일, 여야의 핵심 당직 의원들은 막판 판세를 ‘초박빙’으로 묘사했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은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성남 중원 등 수도권 3곳과, 광주 서을 1곳까지 모두 네 곳에서 치러진다. ‘초박빙’이라는 대외적 메시지와 달리, 새누리당은 내심은 수도권 3석 석권을 내다보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수도권 전패는 물론 광주에서도 무소속 후보(천정배)에게 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흐른다.
새누리당은 신상진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여온 성남 중원을 가장 승산 높은 곳으로 꼽는다. 신 후보는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김미희 무소속 후보의 분열 구도 속에서 여유 있는 우위를 달려왔다. 새누리당은 또 전통적 텃밭인 인천 서·강화을에서도 안상수 후보가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와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흐름을 깨고 우위로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내친 김에, 27년 야당의 텃밭이었던 서울 관악을에서도 승산이 있다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야권이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와 정동영 무소속 후보로 나뉜 가운데, 최근 정동영 후보의 상승세가 3자 구도 속에서 새누리당의 오신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새누리당 내부 판단이다. 김무성 대표가 26일 오후에도 이 지역을 찾는 등, 선거 전 막바지로 갈수록 관악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석호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은 “관악에 지역 현안이 많은데 야당이 잡고 있으면서 해준 게 뭐 있냐는 얘기들이 많다”며 “관악에 집중하면서 돌아다닐수록 (새누리당 지지로)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에 초대형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실제 선거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는 성완종 파문으로 ‘선거 다 끝났다’, ‘완전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걱정했던 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며 “개인비리로 받아들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완종 사태 초기 김무성 대표 등이 나서서 이완구 총리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고, 최근에는 노무현 정부에서의 성완종 특별사면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물타기’를 한 것이 주효했다고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말한다.
새정치연합의 판세 전망은 4승부터 전패까지 갈린다. 그만큼 혼전이고,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높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4대0으로 이길 수도, 0대4로 패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두 곳은 승리해야 국민적 요구에 답변할 수 있다”며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을 최대 전략지역으로 꼽았다. 이 두 지역 모두 새누리당이 아닌 야권 내부의 경쟁이 주요 변수다. 새정치연합은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서 실제 투표일에는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무소속인 정동영, 천정배 후보보다는 새정치연합의 정태호, 조영택 후보로 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쪽에선 “나머지 수도권 두 곳(인천 서·강화을, 성남 중원)도 총력을 다하고 국민이 투표에 잘 참여하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27일부터 소속 의원 전원이 재보선 권역별로 역할을 분담해 시장과 상가, 주택가 등 골목골목을 저인망식으로 누비는 ‘48시간 뚜벅이 유세’에 돌입하기로 했다.
여야 대표의 유세 지원 동선도 눈길을 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부터 26일까지 서울 관악을과 성남 중원을 각각 11차례 방문해 지원한 데 이어, 선거 전날인 28일 두 곳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두 곳을 총 12차례씩 지원 방문하게 되는 셈이다. 인천 서·강화을 지역은 지난 24일까지 10차례에 더해, 27일 방문까지 모두 11차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당 지지세가 워낙 강한 광주 서을에는 지난 24일까지 6회 방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3석 확보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현장최고위원회 등을 통해 4곳의 선거지역을 모두 31번 오고갔다. 비공개 일정으로 ‘깜짝’ 방문한 횟수를 포함하면 이보다는 조금 늘어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강화을 지역을 각각 8차례, 성남 중원을 지역을 7차례 다녀왔다. 특히 문 대표는 26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 서을 지원유세에 나서, 텃밭 사수에 막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한편, 지난 24~25일 이틀간 이뤄진 4·29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의 투표율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국회의원 4곳 선거구의 평균 사전투표율은 7.6%로, 국회의원 15명을 뽑은 지난해 7·30 재보선 사전투표 7.98%보다는 약간 낮았다. 그러나 2013년 4·24 재보선(국회의원 3곳) 때의 6.93%나 10·30 재보선(국회의원 2곳) 5.45%보다는 높다. 지역구별로는 광주 서을이 9.29%로 가장 높고, 인천 서·강화을 7.65%, 서울 관악을 7.39%, 성남 중원 6.79%다. 이 가운데 인천 서·강화을에서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강화군이 8.93%로, 서구의 6.98%보다 높게 나타난 것을 두고 “새누리당이 유리해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통상적으로 강화군의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전투표 8.93%는 높은 수치는 아니다”라며 “여권 성향 지지자들이 안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황준범 이정애 기자jaybee@hani.co.kr
4·29 재보선 지지 유세를 펼치고 있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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