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일찍 와 달라고) 요청해 불가피하게 4월16일에 떠나게 됐다.’
세월호 참사 1주기에 순방길에 오른 대통령의 해명이었다. 하지만 오후 2시30분으로 예정됐던 출발은 세 차례나 변경, 지연됐다. 청와대 기자단은 공항으로 출발했다가 청와대로 돌아오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박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미룬 것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수습 차원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별다른 말은 없었다.
뒤늦게 출발한 박근혜 대통령은 콜롬비아 현지시각으로 16일 밤 11시께 도착했다. 어차피 공식 일정은 다음날 낮부터 잡혀 있었다. 반나절 이상 여유가 있었던 셈이다. 박 대통령은 ‘공식 방문’ 자격으로 콜롬비아를 찾았다. 콜롬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중남미 순방국가(페루, 칠레, 브라질)은 한 단계 높은 ‘국빈 방문’ 자격인 것과 대조된다.
국내 정국은 ‘성완종 리스트’로 요동쳤다. 끝내 대통령이 나라를 비운 사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는 최초의 사례까지 나왔다. 반드시 떠나야 했던 중남미 순방이라는 박 대통령의 일정을 따라가 봤다.
그래픽 정희영 기자 heeyoung@hani.co.kr 기획 정유경 김명진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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