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하원 대표단 한국 방문…박 대통령과 면담
이달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아베 총리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하원 의원 대표단 9명을 이끌고 방한한 펠로시 원내대표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미국 의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무엇을 듣고 싶은지를 분명히 밝혀왔다.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그렇게 할지 안 할지에 대해 내가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가 성명을 내어 일본인들을 위안부 문제의 부담으로부터 풀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의회 연설을 계기로 일본 정부에도 외교적 부담이 되고 있는 과거사 문제를 적극 해결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할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그가 어떤 식으로든 사과를 하기 바란다”면서도 “반드시 (미국) 의회에서 할 필요는 없다. 그가 (사과) 성명을 낸다면, 다른 나라에서 하기보단 아마도 자기 나라에서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펠로시 원내대표 등 미 하원 대표단을 만나 “위안부 피해자들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임을 감안할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펠로시 원내대표는 여성 인권 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펠로시 원내대표는 2007년 7월 하원의장 시절 마이클 혼다 의원이 주도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큰 몫을 한 바 있다.
현재 미 하원의 민주당 대표인 펠로시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부터 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 등 아시아를 순방하고 있으며, 3일 한국을 떠나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외현 석진환 기자 oscar@hani.co.kr
낸시 펠로시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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