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정의당, 4자연대 논의 기대
노동당 ‘독자 완주’ 방침속 고심
옛진보당 전략적 고민 가능성
노동당 ‘독자 완주’ 방침속 고심
옛진보당 전략적 고민 가능성
정동영 전 의원이 국민모임의 후보로 서울 관악을 지역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모임과 이번 선거에서 공동대응을 하기로 한 정의당과 노동당 그리고 무소속으로 독자 행보를 해온 이상규 후보(옛 통합진보당) 쪽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들은 ‘제1야당 심판’을 내걸고 광주 서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과 국민모임의 연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이에 따른 정치적 득실을 고심하고 있다.
정의당 쪽에선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라는 ‘변수’가 ‘상수’가 됐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4자(정의당·노동당·국민모임·노동정치연대) 선거 연대 방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는 분위기다. 남은 변수는 ‘광주’다. 정의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의원과는 달리 천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비판 외엔 진보 정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볼을 끝까지 보다가 마지막에 치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을과 인천 서구강화을에도 후보를 낸 만큼, 관악을에서 거물급 정치인인 정 전 의원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면, 광주 등에선 일정 정도의 양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에서 관악을 지역에만 유일하게 후보를 낸 노동당 쪽은 “정 후보의 관악을 출마 선언으로 진보 결집 논의에 난관이 조성됐다”고 유감 논평을 내는 등 착잡한 분위기다. 나경채 당 대표가 직접 후보로 나서는 등 사실상 관악에 ‘올인’한 만큼, 정 전 의원의 출마가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당 안에선 정·천 두 전 의원이 연대하면 결국 ‘제2의 새정치연합’이 될 것이라며, 4자 연대 논의를 중단하고 ‘독자 완주’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하지만 노동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독자 완주가 기본 방침이지만, 광주 등 다른 지역에서 진보진영의 가치에 동의하는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면 최종 판단을 달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상규 전 의원 역시 독자 완주 뜻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원인인 통합진보당 해산이 본질적으로 부당하다며 이에 항의해 출마하는 만큼 자신이 “정권심판의 적임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출마 때부터 ‘야권 연대’를 강조해온데다, 정 전 의원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만큼 상황에 따라 거취에 대한 전략적 고민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