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총리후보 청문회
언론외압·땅투기·논문표절
특혜채용·병역기피·황제급여…
고작 이틀에 해명될지 관심
언론외압·땅투기·논문표절
특혜채용·병역기피·황제급여…
고작 이틀에 해명될지 관심
10~11일 이틀로 예정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지난달 23일 후보자 지명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이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지명 초기 기자들에게 직접 자료를 제시하며 각종 의혹에 적극 대응하다가, 중반부터 “청문회에서 답하겠다”며 말을 아껴온 이 후보자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이번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이 후보자의 여러 의혹 가운데에서도 지난 6일 불거진 ‘언론 외압’ 발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 선정이나 언론사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자는 관련 보도 당일 “대오 각성”이라며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했으나, 오히려 후보자의 언론관에 대한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09년 충남지사 시절 지역 방송사 주최 토론회 녹화 도중 비판적인 논평이 나오자 “이런 방송 못 하겠다”며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과거 사건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197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 부동산 가격 폭등의 중심에 있는 아파트를 골라 사고팔아온 이력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1977년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아파트 33평형(103㎡), 1980년 신반포2차 42평형(137.66㎡), 1988년 신반포3차 46평형(150.44㎡), 1993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52평형(171.43㎡) 등을 거친 데 이어 2000년대 들어선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바로 옆 대림아크로빌을 사고팔며 ‘강남 부동산’으로 자산을 키웠다. 장인·장모가 2001년 구입했다가 지금은 차남(34) 소유인 경기도 성남 땅(1237㎡·374평)도 “증여세를 다 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또 1996년 경기대 행정대학원 조교수 임용 때 이 후보자의 처남이 ‘교수·강사 인사 추천’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난 ‘특혜 채용’ 의혹도 검증 대상이다. 이 후보자는 당시 경찰에서 나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채용돼 10년 동안 재직하면서 단 한차례도 강의를 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 본인과 차남의 병역 기피 의혹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일 한때 이완구 후보자의 지인으로 이 후보자의 차남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땅투기 의혹을 밝혀줄 핵심 증인인 강아무개(67) 충청향우회 전 강서구연합회 회장의 출국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씨는 이 후보자의 장인이 2001년 3월 분당 대장동 땅을 살 때 인접한 땅을 함께 구매했다가 같은 해 4월과 7월, 각각 이 후보자의 처남과 장모에게 땅을 되판 인물이다.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씨가 현재 국외에 체류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후보자가 강씨의 출석을 막고자 강씨를 국외로 도피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강씨는 ‘예정된 출국이었다’며 10일 귀국할 뜻을 새누리당 인사청문특위 의원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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