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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진보당 의원직 박탈’ 보궐 3곳, 야권 재편 계기될까

등록 2014-12-21 20:45수정 2014-12-22 08:36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정희 대표 등 진보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이정희 대표 등 진보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3곳 모두 2012년 야권 단일화 지역
총선·대선 앞둔 민심 측정 풍향계
새정치, 새 지도부 첫 실전 무대
진보당 해산 따른 수도권 여론 변수
새 진보 신당 참여 결과도 촉각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과 의원직 박탈로 치르게 된 내년 4월 보궐선거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과 헌재의 정당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치르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2016년 총선까지의 민심 향배를 가늠할 중요한 풍향계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야권 대개편 등 정국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궐선거가 치러질 3곳(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모두 야권 강세 지역이지만, 현재로선 야권이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종북 시비’에 시달리던 통합진보당은 헌재 결정으로 공중분해됐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는 20% 선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더구나 내년 2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통해 들어설 새 지도부는 조직을 정비하기도 전에 선거라는 ‘실전 무대’에 올라야 한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를 목표로 내걸고 출범할 새 지도부로선 3곳 모두 승리해야 체면치레를 한다. 진보 인사들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신당이 광주 선거에 출마해 이길 경우, 새정치연합은 당 전체가 분당의 원심력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의 경우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여론 흐름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 해산 지지 여론이 반대 여론을 압도하는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새누리당은 ‘야권연대 책임론’을 앞세워 새정치연합을 궁지로 몰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헌재 결정으로 자신감을 얻은 새누리당이 ‘종북 숙주 정당’ 프레임을 재활용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승리가 절실한 새정치연합의 새 지도부는 ‘원칙에 따른 공천’과 ‘이기는 공천’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서울 관악을은 오신환 새누리당 당협위원장과 정태호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진다. 헌재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출마를 타진하는 가운데, 지난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희철 전 의원도 명예회복을 벼르는 상황이다. 수도권 선거의 특성상 야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새누리당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도 가능하다. 성남 중원은 신상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과 정환석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신 위원장은 2012년 총선에서 야권 단일후보였던 김미희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600여표 차로 석패했다.

광주 서구을은 내년 2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전후로 본격화할지 모를 ‘신당 바람’이 변수다. 야당 텃밭인 호남은 최근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이 30%를 밑돌 정도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 2월 전당대회 뒤 차기 공천을 자신할 수 없는 호남의 현역 의원들이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이 지역을 전략 거점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김세균·손호철 교수와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추진하는 진보적 대중정당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 진출을 타진할 공산이 크다. 이들 역시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무주공산’이 된 호남의 진보정당 지지층을 주된 공략 대상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선 최근 지역위원장을 차지한 조영택 전 의원과 함께 ‘호남 개혁정치 복원’을 내걸고 광주에 정착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진보적 대중정당 추진 그룹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의 거취도 변수다. 정 고문이 신당에 합류할 경우 첫 행보는 광주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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