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4일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당일 저녁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구시 서구 내당동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을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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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부겸 전 의원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 김 의원이지만, 당대표 선호도를 묻는 당원 여론조사에서 2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는 등 ‘빅3’(문재인·박지원·정세균) 경쟁 구도를 흔들 유력 변수로 부상한 탓이다. 김 전 의원를 향한 계파들의 ‘구애’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 전 의원과 함께 당권 경쟁의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박영선 의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김부겸 전 의원이 나온다면 확실하게 도와드릴 생각이 있다”며 “조만간 김 전 의원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노·비노 (계파) 구도를 깨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누가 할 수 있는지 (판단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김 전 의원을 적임자로 지목했다. 박 의원의 이런 발언은 지난 10일 김 전 의원의 계파주의 비판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당내에선 두 사람이 ‘계파정치 청산’을 명분으로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전 의원은 10일 당권 도전자들의 ‘계파 해체 선언’을 촉구하면서 “계파가 자기들 정치적 이익을 옹호하는 집단이 되면 조폭같이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마땅한 당권주자가 없는 비노 진영은 김 전 의원을 설득해 ‘문재인 대항마’로 전대에 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의 한 의원은 “계파 갈등으로 찢긴 당을 치유하고 쇄신할 리더로 적격”이라며 “이력과 성향을 볼 때, 김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사실상 ‘비노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비노’ 후보로 나서 문재인 의원과 각을 세울 것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분분하다. 그와 가까운 수도권의 재선의원은 “김 전 의원이 ‘친노’가 아닌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반노’, ‘비노’로 분류하기도 어렵다. 정치적 미래를 고민한다면 당내 최대세력인 친노와 척을 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실제 김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본부장을 지내는 등 친노 진영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르면 다음주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거취 결정 시기를 묻는 기자들에게 “선수들이 속속 경기장에 입장하면 저도 어떻게든 정리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비대위원들이 동반사퇴하는 17일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유력하다. 김 전 의원 쪽 관계자는 “가만히 있어도 주가가 올라가는데,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 룰과 후보 구도가 정리된 뒤 거취를 결정해도 손해볼 게 없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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