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라고 했더니, 거실에서 안방에 들어갔다”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가 ‘땅콩 회항’ 사건으로 지탄받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거취 표명과 관련해 촌철살인의 입담을 다시 한번 뽐냈다. 노 전 대표는 10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조 부사장의 사퇴를 두고 ‘무늬만 사퇴’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앵커 질문에 “그렇다”고 맞장구를 친 뒤 “물러나라고 했더니 거실에서 안방에 들어간 셈”이라고 꼬집었다. 부친인 조양호 한진 회장의 배려로 계열사 대표이사직은 유지한채 보직만 사퇴한 조 부사장의 행태를 ‘거실에서 야단맞고 안방 부모 품에 안긴 철부지 아이’에 비유한 것이다.
‘땅콩 회항’ 당시 조 부사장이 승무원들에게 했다는 언행과 관련해선 “정상적인 사용자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인이 노예를 부리는 방식”이라며 “공공운송수단인 비행기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장난감처럼 다룬 것도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문제가 해외언론에서 대서특필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한 뒤 “(항공사 이름에)‘대한’이란 명칭이 들어가 있는 게 부끄럽다”며 “‘대한’이란 두 글자를 떼고 차라리 ‘한진항공’으로 이름을 바꾸라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부사장의 ‘꼼수’ 사퇴를 두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도 풍자와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취남’(@MiyabiShotoku)은 “땅콩도 손으로 못 가드시는 VIP분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실 게 아니라, 백의종군 의미로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보직변경해야 한다. 장담컨대 한 달만 국내선 타셔도 새 사람으로 태어나실 것”이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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