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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어느 공기업 사장의 ‘자소서’…“‘큰영애’와 깊고 오랜 인연”

등록 2014-10-21 16:22수정 2014-10-21 16:25

곽성문 전 의원, 코바코 사장 선임 과정서 제출
중정 프락치 의혹·맥주병 투척 사건 장본인
“마지막 공직…박근혜 정부 성공 위한 작은 노력”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
곽성문(62·사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이 사장 선임과정에서 제출한 ‘자기 소개서’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맺은 인연을 유난히 강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친박’ 출신인 그는 사장 선임 과정에서 중앙정보부 프락치 의혹을 받기도 했다.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곽 사장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곽 사장은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이 되는 1994년 당시 큰 영애(박근혜 대통령)와의 특별 인터뷰를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이 같은 오랜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표의 측근이 되었고, 나아가 이른바 ‘친박 그룹’의 일원으로 의정생활 4년 내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고 밝혔다. 그는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대구 지역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이어 “2007년 치열한 당내 경선에서 MB(이명박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 저는 10여회의 위장 전입 및 불투명한 재산 형성, 수없는 말 바꾸기 등의 전력을 가진 MB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소신에 따라 2007년 11월29일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곽 사장은 이번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경력을 (1)엠비시 등 방송사 근무 30년 (2)4년간의 의정 활동 (3)낙백의 6년 등 세 단락으로 나눠 소개했다. 모두 5쪽인 자기 소개서에서 3쪽을 방송기자 경력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나머지 ‘짧은 의정 활동’ 부분(2분의 1쪽 분량)의 대부분을 위와 같이 박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채웠다.

곽 사장은 맺은말에서 “파사현정의 춘추대의를 드날린 논객은 되지 못했으나, 언론인으로서 주요 현안에 참여해 시시비비를 분별해 보였다”며 “동서고금의 서적 수백권을 대충이나마 훑어보면서 선비의 흉내는 내어보았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그러고는 “만일 이번에 공직을 맡게 된다면 이것이 저의 마지막 공직이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작은 노력이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코바코는 지난달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곽 전 의원을 새 사장 후보로 선출했다. 코바코는 <한국방송>과 <문화방송> 등의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공영 미디어렙이다. 설립 목적상 공영성이 강조된다.

하지만 당시 민청학련계승사업회는 그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의 프락치였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 단체 공동대표인 이철 전 의원은 “민청학련 사건 당시 곽성문의 거짓 증언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곽성문은 그 보상으로 문화방송 기자에 특채됐고, 이를 바탕으로 영달의 길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프락치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대구 경제계 인사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치자금을 주지 않는다며 맥주병을 던진 사건이 다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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