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LTE 뉴스’
박근혜 대통령 ‘인사 참사’ 빗대…재방송에서 삭제
SBS 노조, 회사 쪽에 ‘외압설’ 해명 요구…이창태 PD “외압 없어”
SBS 노조, 회사 쪽에 ‘외압설’ 해명 요구…이창태 PD “외압 없어”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스비에스)의 정치풍자 꼭지 ‘엘티이 뉴스’가 외압 논란에 휩싸였다. 3일 방영분이 9일 재방송에서 ‘엘티이 뉴스’만 삭제되어 방영됐고, 이날을 기점으로 누리집과 유료 브이오디, 유튜브 등에서도 사라지면서 외압설이 불거진 것이다. <에스비에스> 노조는 13일 “조만간 편성위원회를 열어 ‘엘티이 뉴스’ 삭제와 관련해 회사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티이 뉴스’는 평소 정치인의 행태뿐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한 풍자도 적극 시도해 주목을 받아왔다. 문제의 3일 방송분에는 청와대 인사문제로 논란이 일 때마다 대통령이 책임회피 식의 외국 순방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교육문화수석 인사문제가 터졌을 때 대통령께서는”, “캐나다 순방 중!”, “윤창중 전 대변인이 사고를 쳤을 때도 대통령께서는”, “미국 순방 중!”,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논란이 됐을 때도 대통령께서는”, “아시아 순방 중!”. 앵커로 나오는 개그맨 강성범과 김일희가 이렇게 대사를 주고받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를 풍자했다. 누리꾼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부분이 문제가 되어 삭제됐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프로그램의 이창태 책임피디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엘티이 뉴스’에서 정부 비판은 매주 해왔는데 그날 방영분만 외압이 들어와 삭제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피디는 “3일 방송에서 우리나라가 의학적으로 원인불명인 사망자의 비율이 전세계 1위라고 말한 부분이 실종, 납치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는 식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삭제한 것”이라며 “코미디는 코미디일 뿐이다. 외압이나 정치적 이유 등 확대해석을 하면 오히려 코미디적 상상력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수현 에스비에스 노조위원장은 “제작진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편성위에서 회사 쪽 해명을 들어본 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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