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원내대표 사의…새누리 ‘의장 사퇴결의안’ 추진 반발
정의화 국회의장은 26일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본회의를 열었으나 안건 처리 없이 산회를 선포하면서, 30일 본회의를 다시 소집해 계류 법안 등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당 단독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우려됐던 파국은 일단 피하게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30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되기 전까지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비롯한 일체의 여야 협상도 거부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개의한 뒤 “본회의를 며칠만 연기해 달라는 야당 요청의 진정성을 믿고 의사일정을 변경해 30일 본회의를 재소집하려고 한다. 오늘은 안건 처리 없이 마치겠다”며 9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정 의장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은 정기국회 전체 의사일정 재조정을 조속히 협의해 주길 바란다”며 “상임위원회는 29일까지 국정감사 계획서를 확정해 운영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30일 본회의는 어떤 경우에도 소집해 부의된 모든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 유족들과의 의견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야는 주말까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최종 합의를 이뤄 달라. 그게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기대했던 새누리당은 산회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정 의장을 강하게 성토했다. 급기야 이완구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정 의장은) 오전 전화통화에서도 오늘 91개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얘기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이 원내대표의 사의를 반려했다.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단은 의총 뒤 브리핑에서 “30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되기 전까지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포함한) 어떠한 협상도 없으며, 법안 처리는 의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이장우 원내대변인이 의원들의 의사를 물어 정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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