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임시국회 끝나는데
김무성 대표 뒷짐지고
이완구 원내대표 기존입장 되풀이도
청와대 기류 때문 관측
김대표-유족들 첫 면담 가져
김무성 대표 뒷짐지고
이완구 원내대표 기존입장 되풀이도
청와대 기류 때문 관측
김대표-유족들 첫 면담 가져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대치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되는 날로 꼽히던 18일에도 여야는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단원고 3년생 특례입학법’ 및 ‘국정감사 분리 개최법(국감법 개정안)’만이라도 먼저 처리하자고 요구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본회의가 무산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접촉해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임시국회 종료일인 19일 다시 만난다는 것 이외에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내부 셈법이 워낙 복잡한데다, 2016년 4월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어 여야 모두 손해 볼 게 없다는 분위기도 강해 자칫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을 맞아 정치권 안팎에선 ‘청와대·새누리당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애초 비난은 세월호 유족들이 수용하지 못할 합의안에 동의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청와대와 여당이 세월호 유족과 야당의 요구를 마냥 무시한 채 법 논리만 앞세워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협상 책임자인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최대 쟁점인 ‘특검 추천위원 구성 방안’에 대해 야당이 내놓은 수정요구안(정치권 추천 4명 가운데 야당이 3명 이상 추천)을 강하게 거부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도 “(특검 추천권과 관련해) 실정법을 변형하면서까지 협상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진상규명의 칼날을 피하려는 청와대 의중을 이 원내대표가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평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이 원내대표로선 정치력을 발휘해 교착 상태를 풀고 싶지만 청와대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애초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며 의지를 보였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협상 전권은 원내대표에게 있다”며 뒷짐지고 나선 것도 청와대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은 유족들의 절대적인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야당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이완구 원내대표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선 결국 청와대가 전향적으로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여당 지도부가 협상 물꼬를 터 정국 교착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너무 경직돼 있다”며 “특검 추천권을 양보하더라도, 야당을 좀 포용하고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는 방법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집무실에서 세월호 유족들을 만났다. 김 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은 사법체계 운운하지 말고 자기들 원하는 사람을 특검으로 임명해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우리는 ‘원내대표 협상이 무르익어가고 있으니 그런 뜻을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수헌 조혜정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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