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없이 신중한 대응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검찰이 당 소속 신계륜·신학용·김재윤 의원 등에게 뇌물 수수 혐의로 출석을 요구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검찰 수사에 정치적 배경은 없는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실 관계를 아직 파악중”이라면서도 “검찰의 갑작스러운 소환 통보가 새누리당 의원 소환과 짜맞추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당 법률위원회에 소속된 법조인 출신의 한 의원도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실명 소환 통보 시점이나, 철도비리 관련해 수사에 들어간 새누리당 의원과 숫자를 맞춘 것 등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충분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소환 통보를 받은 의원들이 개별적 해명서를 내는 것으로 갈음했다. 새정치연합이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섣불리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패배로 당이 안팎의 거센 쇄신 요구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번 검찰 수사가 당 전체 이미지 악화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략을 담당해온 한 의원은 “검찰의 정치권 길들이기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하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 전에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수사가 검찰 수뇌부 차원에서 기획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법조인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유병언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 무능으로 궁지에 몰린 검찰이,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정치인을 표적 삼아 수사에 나섰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세영 하어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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