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와 최고위원들까지 ‘총사퇴’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31일 사퇴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아침 국회 당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두 공동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총사퇴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지난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으로 공동 지도부가 탄생한지 4개월 만이다. 지도부 총사퇴로 공석이 된 당대표직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이끌게 된다. 박 원내대표는 당의 관리형 임시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전권을 위임받았다.
지도부 총사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도부 일각에선 3월 합당 당시의 합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김한길 대표만 물러나고 안철수 대표는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럴 경우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최악의 경우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선거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다. 제대로 잘 했으면 좋았겠지만, (물러난 만큼) 평당원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부 총사퇴로 당은 이르면 다음달 4일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비대위는 새 지도부 선출 때까지 당을 관리하면서, 차기 전당대회 시기와 경선룰 등을 정하게 된다. 당내에선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정기국회와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등 산적한 원내 현안을 감안해 제3의 중립적 인사를 ‘관리형’ 위원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 역시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6·4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부겸 전 의원, 원로급인 유인태·문희상 의원 등이 관리형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계파색이 약하고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받는 인사들이다.
10명 안팎으로 구성되는 비대위원은 국회의원 선수와 지역 등을 고려해 안배하지만, 사실상 계파 대리인의 성격이 짙다. 박 원내대표는 상임고문단, 선수별 의원모임, 시도당 위원장단과의 공식 논의와는 별도로, 당내 각 계파들의 의견을 모아 비대위원을 선임하게 된다. 비대위는 지역위원장 선출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차기 전당대회 일정과 경선 룰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기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계파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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