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앞줄 가운데)·안철수(맨 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7·30 재보궐선거 경기 김포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앞줄 오른쪽 둘째)가 18일 오전 풍무동 거리에서 유세 도중 시민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포/김경호 기자
7·30 재보선 격전지 / 경기 김포
여야 지도부가 18일 나란히 경기도 김포를 찾았다. 서울에 인접한 김포는 7·30 재보궐 선거의 대표적인 격전지다. 새누리당은 홍철호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저마다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결의를 다졌다. 여당은 정치신인인 홍철호 후보를 두고 ‘지역일꾼론’으로, 야당은 장관, 도지사, 대선 경선 후보를 거친 김두관 후보를 두고 ‘큰 인물론’으로 맞섰다.
홍, ‘굽네치킨’ 사업가
“400년 토박이” 농촌 훑어
김, 이장서 지사까지 경력
“더 큰 김포로” 신도시 공략
새누리당은 김포에 연고가 없는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를 향해 ‘낙하산 공천’이라고 공격했다. 이날 홍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김무성 대표는 “김두관 후보는 김포와 1%의 인연도 없는 사람”이라며 “홍 후보는 조상 대대로 400년 동안 김포를 지켜온 김포 사람”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김포 토박이로, ‘굽네치킨’이란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사업가다. 홍 후보도 “전학온 학생이 반장을 하겠다고 하면 가당한 이야기인가”라며 “며칠 공부한다고 김포를 이해할 수 없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은 김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큰 인물’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김 후보는 경남 남해군의 이장을 시작으로 군수, 장관, 도지사, 대선 경선 후보까지 지낸 화려하면서도 이색적인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 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공동대표는 “통큰 정치로 더 큰 김포를 만들 수 있는 김 후보의 필승과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포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여당이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김포 한강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정치지형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30~40대 젊은층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표심의 향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여야의 공략 지점도 확연히 달랐다. 새누리당은 농촌지역에, 새정치연합은 신도시 지역에 집중했다. 김무성 대표와 홍철호 후보는 양촌읍사무소와 통진읍 마송장 재래시장을 훑었고,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신도시가 들어선 장기동과 풍무동 일대에서 거리 유세를 벌였다.
주민들의 평가도 지역별로 나뉘었다. 옛도심이나 농촌지역에서 만난 이들은 대체로 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진읍에서 만난 정영숙(48)씨는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온 신도시 쪽은 몰라도, 통진·양촌읍, 대곶·월곶·하성면 등 농촌지역은 시골 정서가 강해, 토박이로 오랫동안 지역에서 텃밭을 다진 홍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인들도 ‘외지인’에 속하는 신도시 쪽 주민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지난해 한강신도시로 이사왔다는 김형국(52)씨는 “토박이가 아닌 이들은 오히려 홍철호 후보가 누군지 잘 모른다”며 “도지사를 하고 대권에도 나선 김 후보가 인물 경쟁력에서 앞서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토박이’를 강조하는 홍 후보의 선거전략에 불만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직장인 이영호(47)씨는 “김포 시민 중 토박이는 30%밖에 안 된다. 나머지 70%가 외지인”이라며 “토박이만 지역주민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포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는 점은 김두관 후보의 취약점이다. 김 후보도 이를 의식한 탓인지, 이날 시민들을 만나며 전임 김포 국회의원(새누리당)이었던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유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남해군수를 할 때 유정복 시장이 김포군수를 했다”며 “유 시장이 안전행정부 장관 한 것처럼 저도 행정자치부 장관을 했다. 공직생활과 국정경험을 살려 김포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포/김경욱 하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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