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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검사 vs 여검사’…7.30 재보선 수원 권선 ‘격돌’

등록 2014-07-15 17:32수정 2014-07-24 17:41

정미경·백혜련 후보, 정권 비판 사표 경력
대학 동문에다 둘 다 수원지검 근무 경험
살아온 길은 ‘보수 vs 진보’ 뚜렷이 대조
7·30 재보궐선거에서 결과가 주목되는 지역구 중의 하나가 ‘여검사 대 여검사’ 구도가 펼쳐지는 경기 수원을(권선)이다.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사시 38회)와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사시 39회)는 겉은 비슷하나 속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두살 차이인 두 후보는 고려대 동문이고, 비슷한 시기에 수원지검에서 근무했다.

정 후보는 2007년 참여정부 당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비판한 책 내용이 문제가 돼 부산지검으로 발령받자 사표를 냈다. 백혜련 후보는 대구지검 수석검사로 재직하던 2011년 이명박 정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비판하며 사표를 냈다.

권선은 역대 선거에서 여야가 줄곧 백중세를 보여왔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선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가 50.6%를 득표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의 격차는 1.2%포인트였다. 2012년 대선 득표율은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 50.1%, 박근혜 대통령 49.5%였다.

15일 취재차 동행한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는 철저하게 밑바닥을 훑었다. 오전에는 지역 경로당과 길거리를 돌며 주민들을 만났고, 오후에는 노인회와 상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6년 이상 이 지역구에서 기반을 닦아왔다. 권선구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정성국(52)씨는 “정 후보는 지역 국회의원을 한차례 했고, 최근 각종 종편 등에 패널로 참석하면서 꾸준히 얼굴을 알려 지역에선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 당시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이어진 이력을 문제삼는 이들도 있었다. ㅅ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조무일(74)씨는 “당과의 약속을 깬 후보가 주민들과의 약속은 얼마나 지킬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 후보 쪽은 ‘여검사 대결’이란 언론보도 프레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캠프 관계자는 “백 후보는 19대 총선 때 안산에 출마했다 수원으로 넘어온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백혜련 후보 쪽은 “어렵지만 해볼 만한 선거”라고 말한다. 노동운동을 하다 ‘주경야독’으로 검사가 된 이력, 정치검찰에 경종을 울리며 사표를 던진 사연 등이 알려지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백 후보의 홍보 펼침막엔 ‘정의로운 사람’이란 문구 아래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주시겠습니까?”란 글이 적혀 있다.

그러나 백 후보는 정 후보에 비해 권선에선 무명이나 다름없다는 게 취약점이다. 머리 손질을 위해 들어간 동네 미용실 여주인이 명함을 건네는 백 후보에게 “국회의원 후보 부인이냐?”고 물을 정도였다. 백 후보는 “이름 알리는 게 시급하다. 하루 세번씩 미용실 투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정 후보에 대해선 “친화력 좋고 지역 관리도 꼼꼼히 하시는데, 좋은 정치인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4대강 사업은 청년 실업 해결방안”, “대통령이 미래에는 무엇을 먹고 살까 고민한 것이 4대강 사업”이라며 정권 홍보에 앞장섰던 정 후보의 이력을 꼬집는 말이다.

수원/이세영 김경욱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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