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있는 보수-해바라기 엘리트주의자
“기독교 가문 출신, 도덕적 하자 없는 편”
“기독교 가문 출신, 도덕적 하자 없는 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인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오랜 기간 문 후보자가 몸담았던 <중앙일보> 출신 인사들조차 ‘성향이 보수적일 뿐 강단있는 사람’이라는 긍정 평가와 ‘권력만 바라본 해바라기, ‘외골수 엘리트주의자’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그를 10년 넘게 지켜본 중앙일보의 한 중견 기자는 “좋게 말하면 강직하고, 나쁘게 말하면 굉장히 유연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말년에는 문 후보자의 완고한 보수 성향이 신문의 편집 기조와 맞지 않아 (중앙일보) 수뇌부가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한 현직기자는 문 후보의 보수 성향이 소신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도 “정치적 강단이 확고한 자기 철학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당시 한나라당 의원으로 이 대통령과 대립 관계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공사석에서 강하게 비판하다 정작 박 후보가 대선에 이기자 논지가 바뀌는 등 늘 힘있는 쪽을 옹호하는 편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중앙일보의 ‘모그룹’이었던 삼성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한 전직 중앙일보 인사는 “이학수 실장과 가까워 현안과 관련된 조언을 수시로 했던 것으로 안다. 권력에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그를 오래 지켜본 언론계 원로는 “김대중 정부 당시 중앙일보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을 때 문 후보자가 대여 공격수 역할을 했다. 사주와 모그룹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인물”이라고 했다. 또 “(서울대 출신인 그가) 학벌에 따른 차별의식이 대단해 (회사 내에서) 상처 입은 사람이 적지 않다”며, ‘학벌 엘리트주의자’라는 말도 나온다.
조직 장악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가 적지 않았다. 한 중견 기자는 “후배들을 강하게 옥죄지 않으려 했던 것을 보면 무난한 사람이었다. (겉보기와 달리)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가뜩이나 생소한 관료사회를 잘 이끌지 모르겠다”고 했다. 특유의 독선적 성향 때문에 조직 운영이 원만치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야당의 한 의원은 “야당 정치인들 만나면 ‘좌빨’이라고 면전에서도 훈계했다. 그렇게 가르치려는 사람이 어떻게 화합 총리를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형적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의 오랜 언론계 지인은 “보수적인 기독교 가문에서 자라 도덕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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