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신관 계단에서 KBS노동조합(1노조)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길환영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공동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KBS “지방선거 테스트 과정서 시험용 화면 노출”
6·4 지방선거 출구조사 그래픽 자료가 <한국방송>(KBS) 누리집에 게재돼 파문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선거조작’ 음모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관권선거이자 불법공작’ 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한국방송>은 3일 오후 자사 인터넷 지방선거 특집 누리집에 지역별 광역단체장 출구조사 결과를 당선자 사진과 함께 실었다. 서울과 인천은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와 송영길 후보, 부산과 대구는 새누리당 서병수·권영진 후보, 광주는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소수점 한자리수까지 나온 득표율과 함께 당선자로 적시됐다. 대전·세종·울산은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자로 나왔다. 누리집에는 지역별 교육감 출구조사 예측 데이터도 함께 실렸다.
방송계 안팎에선 <한국방송>이 시험제작한 모의 출구조사 데이터를 점검하다가 의도치 않게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갈무리 화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확산되면서 일각에선 ‘선거 조작’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노웅래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는 명백한 관권선거이자 불법공작이다. 청와대 보도통제를 받고 있는 한국방송이 여권표 결집을 통한 막판 뒤집기 공작을 꾀하는 결정적 증거다”고 반발했다. 노 사무총장은 “길환영 사장은 즉각 사퇴하고, 검찰은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새정치연합은 “이 내용들이 국민들에게 현혹되지 않도록 공개된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는 것을 보도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한국방송은 “지방선거 누리집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내부 시험용 화면이 일시적으로 노출됐다”며 “화면에 노출된 득표율은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가상 수치다”라고 해명했다. 한국방송은 또 “내부 테스트용 화면이 유출되는 과정에 외부인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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