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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렇게 하면 약장사밖에 안되는데…”
박원순, 새정치 선거운동에 ‘쓴소리’

등록 2014-06-02 15:20수정 2014-06-02 15:45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하철역 도보 차지한 선거운동에 불만 표시
박 시장 “저렇게 서 있으면 시민들 오겠나”
‘얼굴 도장’ 필요한 풀뿌리 후보들에겐 먼 이야기
“이렇게 하면 약장사 밖에 안 되는데…”

선거운동 첫날부터 ‘박원순의 배낭’ 이라는 독특한 거리인사 컨셉트로 호응을 얻고 있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시·구의원들의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방식에 불만이 많았다.

2일 아침 출근길 인사를 위해 서울 갈현동 연신내역 입구에 나타난 박 후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박 후보의 눈에는 당명과 후보자 이름이 박힌 푸른색 점퍼에 어깨띠를 두르고 일렬로 늘어선 새정치연합 소속의 시·구의원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허, 이건 아닌데.” 박 후보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역 출구에서 한 무리의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박원순입니다.” 박 후보가 다가섰지만 시민들은 푸른색 점퍼 행렬의 위세에 눌린 탓인지 떨떠름하게 악수한 뒤 서둘러 빠져나가기 일수였다.

“이리 오세요, 사진 한장 찍고 가세요.” 발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에게 박 후보가 권유하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남성과 40대 여성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가섰다. 하지만 보도가 좁은 데다 양쪽에 늘어선 당 후보자들 때문에 촬영이 여의치 않았다.

“길 좀 지나갑시다.” 한 60대 남성은 짜증을 내며 지나갔다.

박 후보 입에서 결국 쓴소리가 나왔다.

“여기는 세팅 자체가 잘못된 거 같네. 여기서 이러면 ‘약장사’ 밖에 더 되겠어요?”

안타까움과 불만이 섞인 목소리였다. 주변을 둘러보며 박 후보가 말을 이어갔다.

“우리 (선거운동)가 진화해야 하는데 후퇴하고 있네. 여기 몇 사람만 있으면 (시민들이) 부담 없이 올텐데 우리가 일부러 쫓아내고 있어요. 조용하게 하세요. 앞으로는 선거운동도 달라져야 합니다.”

협소한 장소 때문에 인사가 여의치 않자 박 후보가 건너편으로 이동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넜다. 기자들이 다가서자 박 후보는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는 게 이해가 안 가요. 유권자들 멀어지게 연구하는 것 같다니까요. 조용히 혼자 가면 시민들이 알아서 오시고, 나도 뭔가 말을 할 수 있는데, 저렇게 서 있으면 누가 오겠어요. 선거운동도 바꿔야 돼요.”

하지만 ‘얼굴 자체가 명함’인 박 후보와 달리, 유력 인사 옆에서 ‘얼굴 도장’ 한번 더 찍어서라도 인지도를 높여야하는 풀뿌리 후보들에게, 박 후보의 조용한 선거운동은 여전히 먼나라 이야기인 듯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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