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승강기에서 눈을 감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6일 → “저는 항상 바르게 살아왔다”(자신 만만)
27일 → “공보실 통해 이야기하겠다”(즉답 회피)
28일 → “모두가 제 부덕한 소치다”(유구무언)
27일 → “공보실 통해 이야기하겠다”(즉답 회피)
28일 → “모두가 제 부덕한 소치다”(유구무언)
지난 22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후 안대희 후보자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나오는 최소한의 발언에선 날이 갈수록 거듭 고개를 숙여가는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26일 안 후보자는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면서 “저는 항상 바르게 살아왔다”고 전제하면서, “제가 재산이 그런(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충분히 해명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청문회에서”라고 말했다. 모든 건 오해일 뿐, 자신이 해명하면 다 해결될 거란 자신감이 엿보였다.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고, 이날 오후 안 후보자는 재산 증가분의 사회 환원 의사를 밝혔다.
이튿날인 27일 기부의 정치적 배경 논란과 관련해 그는 “여러가지 모자란 점이 많습니다”라며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곧장 “그러나, 뭐 좋은 뜻은 좋게 받아들여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한마디를 덧붙여, 기부의 뜻을 헤아려 이해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총리 제안을 받은 시점과 유니세프 3억원 기부의 선후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공보실을 통해서 이야기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시 하루가 지나 28일엔 안 후보자는 “모두가 제 부덕한 소치입니다”라고 말했다. 2006년 대법관 인사청문회 당시 “퇴임 뒤 변호사 활동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건을 변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던 본인의 발언과 변호사 개업 뒤 행보가 왜 달랐느냐는 질문에, 군말없이 본인 책임만 거론하며 자세를 한껏 낮춘 셈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