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정몽준(오른쪽부터), 이혜훈, 김황식 후보가 토론에 앞서 사진을 찍기 위해 손을 맞잡은 뒤, 정 후보가 먼저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몽준, 김후보에 “선거는 처음이시죠?” 선공
김황식 “시민들 돈·명예 다 가진사람에 부정적”
이혜훈 “나는 서울시정에 전념할 수 있는 후보”
김황식 “시민들 돈·명예 다 가진사람에 부정적”
이혜훈 “나는 서울시정에 전념할 수 있는 후보”
9일 처음 열린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 경선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MBC)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세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본선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꺾을 후보라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정 의원은 토론회장의 두 후보를 공격하기보다, 본선 상대인 박 시장의 실정을 비판하는데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추격자인 김 전 총리는 정 의원과 각을 세우는 데 집중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권을 꿈꾸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시정에 전념할 수 있는 ‘순수 시장론자’라며 두 후보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등 개발과 건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부각시켰고, 김 후보는 대법관·감사원장·국무총리 등을 거친 ‘행정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상대방을 향한 매서운 공격이 진행될 때에는 토론회장에 긴장감이 흘렀다. 선공은 정 후보가 먼저였다. 정 후보는 김 후보에게 “선거는 처음이시죠?”라고 운을 떼면서 김 후보의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한 일간지에 쓴 칼럼을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이 칼럼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부패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시절 감사원장과 총리를 지낸 분이 이런 분을 위원장으로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몰아갔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다는 ‘박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김 전 총리를 향해 ‘알고보면, 이명박(MB) 사람’, ‘선거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것 아니냐’는, 은근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묵직한 공격이었다.
김 전 총리는 “존경하는 법조계 선배라서 모셨을 뿐, 그 분이 어떤 글을 썼는지 알지 못한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후보는 이에 맞서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 후보의 ‘재벌’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김 후보는 “정 후보와 박 시장이 본선에서 붙으면 (새정치연합이) 재벌 대 서민 구도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은 돈도 있고 권력도 있는 사람이 명예도 차지하는 것에 (부정적인) 정서가 상당히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저보다 20~30배 부자인 마이클 블룸버그도 뉴욕시장을 12년동안 했다”며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 (김 후보는) 회사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친박’ 논란에 대해 후보자들의 상반된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후보자들이 질문에 OX 팻말을 들어 답변하는 순서에서 ‘나는 친박이다’라는 사회자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정책학부)의 질문에 박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정 후보는 ‘O’ 표시판을 들었다. 정 후보는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대통령선거 때 선거대책위원장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심’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 후보는 이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이 후보는 ‘O’푯말을 들었다.
김경욱 서보미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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