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야당 원혜영 선거자금 모금 홍보
정치현안 있을때면 당청에 쓴소리
홍지만 “어느 당 중진인가” 불만
정치현안 있을때면 당청에 쓴소리
홍지만 “어느 당 중진인가” 불만
새누리당 옛 친이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이 ‘피아’를 가리지 않는 거침없는 ‘에스엔에스(SNS) 정치’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을 지키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요구한 데 이어, 9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 원혜영 의원의 선거 자금 모금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원혜영 의원의 선거자금 펀드인) 콩나물펀드를 아십니까?’라는 글을 통해 “기부 중독자가 돼 부모님 장례 조의금부터 자기 국민연금까지 기부하고 ‘콩나물펀드’로 출마하겠다는 그에게 나는 한 구좌 3000원을 들기로 했다”며 “그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는 젊었을 때 나와 민주화운동 동지였다. 그런 그가 도지사에 출마했는데 자기 당내 경선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지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개털’이다”라면서 “(역시) ‘개털’인 내게 당은 다르지만 ‘형님도 콩나물 펀드에 들어달라’고 한다”고 적었다.
당내 비주류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중요 정치 현안이 있을 때마다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발언이나 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쏟아내 왔다. 청와대와 친박 주류들에게 이 의원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다.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지만 원내대변인(대구 달서갑)은 “도대체 어느 당의 중진인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을 친박의 수장으로 격하시키는 것인가”라며 “다시 계파 정치를 하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의 쏜소리가 친이계 결집을 위한 정치공세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쪽 관계자는 “대통령이나 여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비판하는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며 “콩나물펀드의 경우도 원 의원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생각해 순수한 마음에서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이재오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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