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60 판세] 광역단체장
6·4 지방선거가 60일 앞으로 다가온 3일, 여야는 광역단체장 후보경선 방식을 확정하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막바지 절충에 돌입하는 등 본격 선거전을 앞두고 분주한 몸놀림을 이어갔다. 각 당의 자체 진단과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하면, 전국의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는 영호남과 경기·제주 지역을 제외하면 여야간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높은 대통령 지지도를 등에 업은 여당의 거센 공세에 야당은 광역단체장의 ‘현직 프리미엄’으로 버티는 모양새지만 수성을 장담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격차 오차범위안 좁혀져
■ 서울 새누리당 후보의 추격이 매섭지만 아직까지는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바깥이던 박 시장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지지율 격차는 최근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 상태다. 변수는 여야 지지층의 결집력 차이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구심이 존재하는 새누리당과 달리 야당의 리더십은 아직 견고하게 구축되지 않고 있어 지금의 지지율이 득표율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후보들과 달리 박 시장에겐 축소되는 지지도 격차를 반전시킬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박 시장쪽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당과 달리 박 시장은 뚜렷한 계기도 없고, 시간이 갈수록 심판론에 시달려야 하는 처지”라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경필 큰 차이로 앞서
■ 경기 지금까지 판도는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남 의원은 김진표·원혜영 의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선 후보 누구와 여론조사 가상대결을 해도 큰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윤희웅 센터장은 “경기도는 지역이 워낙 넓어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는 것이 매우 제약되는 곳인데, 남 의원은 높은 대중성과 젊은 이미지로 이를 돌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쪽 주자들은 버스공영제라는 정책 이슈를 선점하면서도 좀체 지지율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옛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통합의 가교를 자처하며 주목을 받았던 김상곤 전 교육감은 출마 선언 이후 도리어 지지율이 빠지는 모양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정밀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상버스 공약을 던지는 바람에 부정적인 논란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풀이했다. 김진표 의원의 경우엔 부총리·장관 등을 지낸 이력으로 안정감을 주지만, 진보·개혁층 유권자들로 지지층을 확장시키는 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래 표심 보수적인 곳”
■ 인천 재선을 노리는 송영길 시장(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 소속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과 가깝고 서울 출퇴근 인구가 많은 인천은 전통적으로 서울의 선거 흐름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임상렬 대표는 “원래 표심이 보수적인 곳인데 4년 전엔 전임자에 대한 심판론과 수도권 전체의 야권 바람을 타고 송 시장이 당선됐다. 시정운영 능력을 인정받는다고 하지만 서울 민심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든 국면”이라고 했다. 지역 고유의 개발에 대한 열망이 여당 후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9월 아시안게임 개최로 개발 열망이 커지고, 서울에 비해 발전하지 못했다는 박탈감이 더해질 경우, 중앙정부에 영향력이 큰 ‘원조 친박’ 유정복 전 장관에 대한 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상수 전임 시장(새누리당) 때부터 누적된 부채 문제를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질 경우 섣불리 유불리를 따지기가 힘든 상황이다.
“충남은 안정적인데…”
■ 충청 충남북 모두 새정치연합 소속 단체장들의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하는 곳이다. 새누리당이 정진석(충남)·윤진식(충북) 등 장관급 중진들을 차출하긴 했지만, 야당 현직 지사들이 재임기간 큰 흠집을 입지 않아 내심 야당이 수성을 자신하는 곳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희정(충남)·이시종(충북) 지사가 새누리당 후보들을 오차범위 바깥에서 앞선 것도 낙관의 근거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충남은 안정적인데, 충북은 최근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기초단체 무공천의 타격이 만만치 않은 듯하다”고 전했다. 두 지역의 차이는 안 지사가 ‘충청 인물론’에 기대는 것과 달리, 이 지사가 당의 기초 조직을 기반으로 지지를 구축해온 것과 관련이 깊다는 게 지역 정가의 설명이다.
쉽지 않은 승부 될 것
■ 강원 새정치연합이 최문순 지사를 후보로 확정한 반면, 새누리당은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각종 조사에서는 최 지사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지만, 새누리당 후보가 확정되면 반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상렬 대표는 “지역 홀대론에 더해 현직 지사 재임기간 확정된 평창올림픽 유치 등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야당은 ‘홀대론’과 ‘인물론’으로 승부를 건다는 구상이지만, 이 지역의 압도적인 새누리당 지지율(50%대)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영 조혜정 이승준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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