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시대 바람 거꾸로 타면 큰 함선도 침몰…”
‘개발 공약’ 쏟아내는 새누리당 후보들 비판
‘개발 공약’ 쏟아내는 새누리당 후보들 비판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는 콘텐츠파다. ‘콘텐츠 박’이다. 컨테이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콘테츠가 중요하다”며, 개발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지난 21일 문을 연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지닌 가치에 대해 설명하면서다. 그는 “콘텐츠를 잘 채워 동대문 일대를 아시아의 창조산업 전진기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2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참관 행사를 마친 일부 기자들과 가진 만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시장은 “이를테면 서울시청 새청사도 최악의 건물 가운데 하나로 꼽혔지만 지금은 시민들이 사랑하는 건물이 되었다. 30%를 시민에 개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투어코스 만들었더니 외국에도 널리 알려졌다. 이런 식으로 콘텐츠에 집중해서 시민들한테 사랑을 받는 랜드마크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을 안할 수 없다. 하지만 개발의 방향이 예전의 전시행정 이런게 아니라 도시의 안전, 생태, 시민들의 삶의 질, 도시 경관 등 도시 미래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70년대형 개발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최근 외형 위주의 개발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등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뉴타운정책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나. 출구전략을 만들었지만 찬반양론이 심각한 곳은 갈등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 실태조사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 잘 정리 될 것이다”고 말했다.
6·4 지방선거에 대해선 “선거라는 게 정말 좋은 제도구나 하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팽팽한 논쟁이 오가는 재미있는 선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통한 새누리당의 흥행몰이에 대해선 “이제 그런 흥행과 전략이 시민들의 마음과 판단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민심은 천심이고 시대정신도 있다. 시대의 바람을 거꾸로 타고 있으면 아무리 큰 함선이라도 침몰할 수밖에 없고 쪽배라도 순풍을 타면 이긴다“며 시민이 선거의 중심임을 강조했다.
지난 주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선 “언론에서 (안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설왕설래했지만 사람의 관계란 게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바다에서 큰 흐름으로, 하나로 만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연대감을 나타냈다.
박그는 ‘박 시장의 안보관이 분명하지 않다’는 정몽준 의원의 비판에 대해 “지난 2년간 서울시민의 안보를 책임지는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으로서 서울의 방위체제를 잘 가꿔왔다“며 ”지금 와서 그런 얘기는 때늦은 이념논쟁이고 21세기에 가당한 얘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태우기자 windage3@hani.co.kr
새누리당의 ‘박원순 대항마’는 누구? [성한용의 진단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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