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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 ‘박정희역’으로 바꾸자”
‘노이즈 마케팅’ 즐기는 새누리 후보들

등록 2014-03-20 15:06수정 2014-03-21 09:18

박승호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박승호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정미홍 “네거티브도 좋으니 기사써달라” 읍소도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박승호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20일에는 ‘김천구미역을 박정희역으로 바꾸자’고 제안하여 또다시 논쟁에 휩싸였다.”

내용을 보면,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무리한 공약’을 다룬 ‘논란 기사’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은 20일 박 전 시장 본인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이다. 고속철도(KTX) 김천구미역의 이름을 ‘박정희역’으로 바꾸자는 자신의 제안을 두고 스스로 ‘논쟁에 휩싸였다’고 한껏 ‘바람’을 불어 넣은 것이다.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 수법이다.

앞서 박 전 시장은 경북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꿀 것을 제안한 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되며 노이즈 마케팅 재미를 보았다.

박 전 시장은 보도자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화법을 빌려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역명을 바꾸는게 바람직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이 있는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꿀 경우 그 관문인 김천구미역을 박정희역으로 바꾸자”고 했다. 이어 “박정희역 개명은 5천년 가난의 한을 풀어 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업적을 기리고, 이름을 사용해 잊혀져가는 역사를 바로 알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박 전 시장은 그러면서 “신경주역을 김유신역, 천안아산역도 이순신역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자”며,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역명까지 ‘억지 개명’ 논란에 엮어 놓았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다른 후보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나 함께 찍은 사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본인 마케팅’에 나서는 일이 잦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심현정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는 스스로를 “리틀 박근혜”라고 소개하고 다닌다. 정몽준·김황식·이혜훈 등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이름을 올린 정미홍 전 <한국방송> 아나운서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네거티브(부정적 기사)라도 좋으니 본인을 기사화해 달라”는 읍소 전략을 펴기도 했다.

노이즈 마케팅이 군소 후보들만의 선거전략은 아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김황식 전 총리는 ‘박심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통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 전 총리는 이를 문제삼는 다른 후보들과 언론 보도를 통해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단단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남일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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