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전 포항시장 “브랜드 마케팅” vs 시민단체 “황당한 소리”
박승호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포항시장을 지낸 박 예비후보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도시도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로 구미는 박정희 대통령의 이야기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기에 스토리텔링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가난의 한을 푼 대통령으로 해외에서도 박정희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구미City, Korea’보다는 ‘박정희City, Korea’가 외국에 훨씬 더 잘 알릴 수 있어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예비후보는 미국 워싱턴DC와 케네디공항의 예를 들며 “워싱턴이나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인이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모두 알고 있어 도시의 브랜드 마케팅이 저절로 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치단체의 자체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방법이 도시 브랜드 마케팅”이라며 “구미는 도시 마케팅 차원에서라도 박정희 대통령을 브랜드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여러 명의 정치인이 구미를 박정희시로 이름을 바꾸자는 등의 공약을 내걸거나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실제 구미에는 박정희로나 박정희체육관, 정수초등학교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명칭이 붙은 장소가 많다.
일부 주민은 박 전 대통령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을 고려할 때 각종 시설물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은 독재정권의 암울했던 시기를 고려하고 공과 논란이 있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도로나 체육관에 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도시의 명칭을 박정희시로 바꾸자는 제안은 더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으나 대다수 네티즌은 지나친 신격화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부 시설의 명칭도 아니고 도시 이름 자체를 바꾸자는 제안은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구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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