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4 지방선거 여성유권자 정치의식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18대 대선 여성 표심, 박근혜 선택했다
여성유권자 정치의식 토론회 열려
여성유권자 정치의식 토론회 열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보다 남성유권자로부터 0.7%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여성유권자한테는 박 후보보다 되레 3.2% 낮은 지지를 받아 패배했다. 선거에서 여성유권자의 표심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위원장 유승희 의원)와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소장 이창곤) 등이 공동 주최한 ‘2014 지방선거 여성유권자 정치의식 대토론회 - 이기려는 자, 여성의 마음을 사라!’는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 공략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유권자는 어떻게 투표하는가?’ 주제 발제에서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가 여성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남성 의원이 여성 의원보다 여성 의원이 더 평가받은 능력 요인은 정책전문성과 추진력인 반면 남성 의원보다 더 평가받은 능력 요인은 소통, 청렴, 성실이었다.”며 “특히 추진력의 경우 여성 의원이 남성 의원보다 열세인 것은 개인의 능력보다 제도와 구조가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자신보다 새누리당이 0.94 정도 더 보수적인 것으로 인식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이 자신보다 0.36 정도 진보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새누리당에 느끼는 거리감이 민주당의 그것보다 3배 정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원식 민주당 의원(전략기획위원장)은 서 선임연구위원이 국회의원의 정책 전문성과 추진력을 성별 구조적 요인으로 본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 의원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의원이 법안을 만들고, 동의를 얻어 제출하고, 다시 당론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여야 협상을 거치기까지 개별 의원의 힘만으로 정책을 실현하는 게 분명 쉽지는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당이 법안을 만들고 제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한국 여성유권자의 정책태도와 2014년 지방선거 - 진보정치의 진로 모색’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여성 유권자들은 정책의 우선 순위로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며 “흥미로운 점은 한미동맹 강화를 대체로 반대하는 60.2%의 여성유권자 중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는 49.7%,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50.3%로 비슷했다. 따라서 민주당이 굳이 안보 정책에 맞대응하기 보다는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제 설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 충청 유권자와 호남 유권자의 역전 현상, 한국 사회의 보수화 현상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정치의식 조사’를 주도했던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여성들이 여러 단체에 가입하면 할수록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며 진보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그런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입하는 두 단체, 즉 동창회와 종교단체에 가입하면 오히려 보수화되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고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여성 유권자는 어떻게 소통하는가?’ 주제 발제에서 스마트폰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카카오 스토리’(카스)의 영향력이 컸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밴드’의 위력이 대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글·사진 김동훈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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