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창당·통합 선언’을 계기로 여야 모두 6·4 지방선거 총동원 채비에 나서면서 경기도가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야권에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4일 ‘통합신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고, 새누리당에선 5선의 남경필 의원이 5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기존 여야 후보군을 앞서면서도 출마 여부를 고심해온 두 사람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여야의 진검 승부가 예상된다.
■ 새누리당, 남경필 여론 우세에 본선 경쟁력 낙관
경기지사 출마 결심을 굳힌 남 의원은 4일 오전 본인이 주도하는 당내 쇄신모임인 ‘경제민주화 실천모임’(경실모) 소속 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지역구 당원·주민 간담회에 참석했다. 출마 선언 전 마지막으로 의견을 듣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남 의원은 “다들 출마하라고 권했다. 최종 입장을 내일(5일)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실모 회동에 참석한 홍일표 의원은 “남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를 격려하고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워낙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게 나오니까 우려하는 분위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에 대해 꾸준히 우위를 지키고 있는 남 의원의 본선 경쟁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남 의원이 당내 ‘절대강자’로 꼽히는 만큼, 원유철·정병국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등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과의 경선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할 수 있다는 게 고민이다. 새누리당은 도내 순회경선을 비롯한 흥행 전략 마련에 나섰다. 이날 황우여 대표를 면담한 원유철 의원은 “경기도를 동서남북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일주일 간격으로 한달에 걸쳐 순회경선을 하고, 도민들의 목소리도 함께 듣는 정책 콘서트 방식을 도입해 축제의 한마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대표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4일 오후 경기 수원 장안구 도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수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통합신당, 역동적 경선으로 ‘경기 탈환’ 다짐
야권에선 김상곤 교육감의 출마 선언으로 향후 창당할 ‘통합신당’의 당내 경선이 ‘빅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김 교육감과 민주당의 김진표·원혜영 의원 등 주요 후보들의 면면이 화려하고,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치열한 경선으로 여론의 관심을 모으고 후보들의 경쟁력을 높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사자들도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당내 기반이 거의 없어 불리한데도 회견에서 “신당의 후보 결정 방식이 결정되면 따르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경선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김진표 의원은 “통합과 혁신을 위해 뭉친 ‘더 큰 야당’에서 정정당당하고 멋진 경선을 기대한다”고 성명을 냈다. 원혜영 의원도 “완전국민참여경선과 순회경선을 통해 경기도에서 선거혁명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당연히 김 교육감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후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김 교육감이 ‘통합’과 ‘새정치’에 걸맞은 후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의 경쟁력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결국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은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흐름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헌 기자, 성한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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