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남산 백범광장 김구 선생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황식 14일 귀국 출마여부 밝힐 듯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일 “경쟁력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2017년 대선 불출마 뜻도 함께 밝혔다.
정 의원은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식을 열고 “저 정몽준은 이제 천만 서울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이 힘차게 고동치도록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며 “제가 당선된다면 주어진 임기를 지키면서 서울시민과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지키겠다”고 강조한 것은 서울시장을 발판으로 2017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대선이 2017년인데 나는 서울시장 임기를 마칠 생각”이라며 대선 불출마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은 야권의 유력한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대한민국을 머뭇거리게 하는 갈등과 상처, 비능률과 무능이 수도 서울에 선명하게 드리워져 있다”,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도움을 주는 정치인이 있다”는 말로 박 시장을 겨냥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구도를 ‘서민시장 대 재벌시장’으로 끌고가려는 박 시장을 향한 선제적 공세로 보인다. 정 의원은 또 “서울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인구도 줄어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박 시장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박 시장은) ‘그런 문제는 없다’는 식으로 강변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자신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선출직에 도전하는데 준비를 잘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내가 당선되면 김 전 총리가 준비한 좋은 정책을 잘 읽어보고 꼭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김 전 총리는 오는 14일 귀국해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1조9000여억원으로 추산되는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에 대해서도 “법에 있는 대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당선되면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2005년 2월 도입된 백지신탁제도는 고위 공직자의 경우 취임 후 30일 안에 안전행정부 소속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보유 주식의 업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해야 하고, 관련성이 인정되면 1개월 안에 주식을 매각 또는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무수석실을 통해 낸 짧은 성명에서 “출마선언을 축하한다. 시민 입장에선 식탁에 다양한 반찬이 올라오는 게 좋다”며 정 의원 출마를 환영했다. 박 시장은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보시기 바란다. 결국 답은 시민들이 가지고 계시더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송채경화 박기용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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