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을 등 조직위원장에
친박인사 내려꽂기로 분란 초래
일부 중진들까지 성토 가세
친박인사 내려꽂기로 분란 초래
일부 중진들까지 성토 가세
새누리당이 서울 노원을·구로갑·동작갑 조직위원장에 친박근혜계로 알려진 인사들을 임명한 것과 관련해 26일 비주류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최고중진회의·시도당위원장회의에서는 일부 중진들까지 조직위원장 선정 실무를 책임진 홍문종 사무총장의 ‘전횡’을 성토했고, 황우여 대표가 급히 진화에 나서는 등 분란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공개회의에서 “지역에 아무런 연고와 활동도 없는 인사들을 단지 재력이 뒷받침된다는 이유와 특정 당 권력인의 사적 연유로 임명한다면 천막당사 이전의 밀실공천, 돈 공천, 줄 세우기 공천의 구태정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비판하며 3개 지역 조직위원장 임명 철회를 요청했다. 비주류 쪽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의원도 회의 중간에 나와 기자들에게 “내가 정당을 오래 한 사람으로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말 큰 문제”라고 거들었다. 김 의원은 “(회의에서) 황우여 대표 책임하에 최고위에서 의결된 사항이기 때문에 이 내용이 사실인가 여부를 확인해보고 여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특히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사무총장을 향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정몽준 의원은 홍 총장이 동작갑 조직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바로 옆 동작을이 지역구인 자신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의원은 회의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홍 사무총장은 구차한 변명을 하다가 되레 당 중진들에게 항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갈등은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가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 사무총장을 통해 당내 논의를 생략한 채 친박 인사들을 조직위원장에 ‘내리꽂기’ 하고 있다는 비주류의 불만에서 비롯됐다.
정 의원이 문제 삼은 손영훈 동작갑 조직위원장은 임명 열흘 전에 민주당 당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에선 손 위원장 뒤에 친박계 좌장으로 이 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서청원 의원이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서청원 인맥’이 2016년 총선에서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사전포석을 뒀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김성태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황우여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며, 문제가 된 3명의 조직위원장에 대한 임명 철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황우여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재검토는) 아니다. 좀 알아보겠다”고만 했다. 홍 사무총장도 “재검토까지는 아니고 대표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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