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연아를 비교하는 티브이조선 원 화면. 아래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과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여자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대비시킨 패러디 화면.
누리꾼들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걸 자백” 꼬집기도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편파 판정 논란에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 김연아 선수를 정치권이 본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의 대선 불복 행태를 비판했다가 온라인에서 되레 뭇매를 맞고 있다.
한기호 최고위원은 24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검을 주장하며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대선 불복 이유를 내걸고 세월을 보내고 있는 민주당은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고 승복한 김연아 선수에게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아쉽고 서운하겠지만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위로받아야 할 김연아 선수가 오히려 국민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을 위로해야 하는 정치권 모습이 어떤지 돌아보게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보복과 불복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면 정치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 집권 1주년을 맞아 국정 파트너로서 민생 경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국가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최고위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물론 누리꾼들도 “지난 대선이 불공정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김연아 선수가 소치 올림픽에서 불공정 판정으로 인해 금메달을 빼앗겼지만 이를 대범하게 수용한 것처럼, 지난 대선도 박근혜 대통령께서 불공정 선거로 당선됐지만 민주당이 이를 ‘통 크게’ 수용하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도 “【속보】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 박근혜 대통령을 형광나방(아델리나 소트니코바)으로, 문재인을 김연아로 비유 파문”(@de******)”, “결국 새누리 한기호가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불법·부정선거를 인정하라고 겁박 겸 자백을 했다”(@co*******)며 뼈있는 농담을 하고 있다.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 국민적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김연아 선수를 무리하게 정치 문제와 엮으려다가 스텝이 꼬여버린 한기호 의원을 비판한 것이다.
김연아 선수의 출전 전인 지난 15일, 종편방송인 <티브이 조선>의 한 정치 평론그램도 ‘최고는 서로 닮는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연아 선수의 공통점을 보도했다가 “‘박비어천가’의 화룡점정”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누리꾼들은 김연아 선수가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 금메달을 놓치게 되자, 김연아 선수의 사진 대신 소트니코바의 사진을 합성한 패러디물을 만들어내며 “최고는 서로 닮는다던 티브이 조선의 예언이 방송계의 신화가 됐다”(@il********)고 풍자하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화보] 연아와 상화의 소치 클로징 파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