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오른쪽)
나경원-지상욱 3개월 경쟁
지 내정 보도에 최고위 시끌
지 내정 보도에 최고위 시끌
새누리당 내부에서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 양상이 불거지는 등 파열음이 일고 있다. 중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18대 때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나경원 전 의원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경쟁하고 있는데,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 공모 마감 이후 3개월이 다 되도록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인선 작업이 길어지자 당 안팎에선 친박근혜(친박)계 주류가 친이명박(친이)계인 나 전 의원을 떨어뜨리기 위해 지 전 대변인을 밀고 있어 진통을 겪는다는 소문도 돌았다. 급기야 13일 일부 언론에 지 전 대변인이 당협위원장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만약 나 전 의원을 탈락시켰다면 다음 총선 때 당선될 경쟁력을 기준으로 보지 않고 ‘자기편이냐 아니냐’는 얄팍한 계산에 따른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칫 파벌적 이익만 따지는 속 좁은 정당으로 인식돼 당장 지방선거에서 여성표를 받는데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수택 최고위원도 “국민이 알아주는 새누리당의 대표적 여성 인물인데, 그런 좋은 인물을 베어내는 행동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당 조강특위 위원장인 홍문종 사무총장은 “오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이니며, 아직도 누구를 선정할까 고심하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또는 계파의식을 가지고 선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당 일각에선 정반대의 설명도 나온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청와대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고 홍 총장에게 말했고,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홍 총장이 조강특위에서 나 전 의원을 밀었지만 반대하는 위원들이 너무 많아 무산됐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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