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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심 시비’로 번지자…한풀 꺾이는 ‘중진차출론’

등록 2014-02-12 20:12수정 2014-02-12 22:01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맨 왼쪽)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는 동안 머리를 만지고 있다. 맨 오른쪽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중인 정몽준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맨 왼쪽)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는 동안 머리를 만지고 있다. 맨 오른쪽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중인 정몽준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새누리 계파갈등 우려까지 일자
지도부 논란확산 차단나서
“언론에서 쓰는 용어” 진화
차출대상자도 “출마안해” 못박기
* 박심 : 박대통령 의중

새누리당에서 6·4 지방선거 ‘중진차출론’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 득표력 있는 중량급 인사를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격전지에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중진차출론이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시비와 계파 갈등 우려로까지 번지자 당 지도부가 논란의 확산을 차단하고 나선데다, 남경필 의원 등 차출 대상자로 지목됐던 당사자들도 거듭 출마에 부정적인 뜻을 밝히고 있어서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은 1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진차출론이 계속 논란으로 이어지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저를 포함해 출마 예정자 모두가 경쟁력을 훼손당할 수 있다”며 “이제는 중진차출론을 마무리 짓자”고 주장했다. 7선의 서청원 의원도 “당사자나 당에 전혀 유익하지 않은 문제가 매일 보도되는 것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걱정스러운 점이 많다”며 “누구에게 ‘박심’이 있다는 식으로 나오면 중요한 시기에 당에 도움이 안 되고 부끄러운 이야기가 된다. 오늘 이후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했다. 친박근혜계 좌장으로서 중진차출론을 둘러싼 분란과 ‘박심’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총력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을 짚으며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에 당 지도부는 당내 논란을 언론 탓으로 돌리며 적극 진화에 나섰다. 인천시장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황우여 대표는 “중진차출론은 언론에서 쓰는 용어이니 안심하라. 내일 그 부분에 대해 정리해 말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중진차출론을 앞장서 제기해 온 홍문종 사무총장도 “(중진차출론은) 언론에서 쓰는 얘기로, 저를 비롯해 어느 분도 어떤 후보에 대해 지원한다든지, 선호한다든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지사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남경필 의원이 ‘차출 거부’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도 중진차출론의 힘을 빼고 있다. 정치구조 개혁 방안 등을 담은 자신의 책 <시작된 미래> 출판기념회를 연 남 의원은 “내 선택은 원내대표”라며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도지사) 불출마 선언은 안 할 것이지만, (원내대표 출마라는) 입장의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찾아와 출마 의사를 물었다는 사실을 밝혀, ‘박심’ 논란에 새 불씨를 던졌다. 제주지사 출마 요청을 받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전 의원도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적극적인 출마로 갔다고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얘기다. 현재로도 출마로 결론 내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했다.

일단 표면적으론 중진차출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지만, 향후 선거 판세에 따라선 언제든 다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남 의원의 경우만 해도 원내대표 경선 승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 경기지사 출마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후보를 당원과 일반 국민이 각각 50%씩 참여하는 ‘국민참여선거인대회’에서 경선을 통해 뽑는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13일 의원총회 논의 등을 거쳐 상향식 공천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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