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여론조사/서울시장]
새누리 김황식·이혜훈 나와도
박, 40%대로 자력 우승 가능성
신당 후보 지지율 5%p만 올라도
민주-새누리, 박빙 승부 갈 듯
새누리 김황식·이혜훈 나와도
박, 40%대로 자력 우승 가능성
신당 후보 지지율 5%p만 올라도
민주-새누리, 박빙 승부 갈 듯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의원의 ‘양보론’ 발언이 한바탕 휘젓고 지나가기는 했지만, <한겨레>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민주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군과 ‘안철수 신당’ 후보가 출마하는 ‘3자 대결’을 가정한 모든 조사에서 2위 후보를 오차범위(±3.7%) 이상의 큰 차이로 따돌리는 저력을 보였다. 박 시장 입장에선 ‘야권연대’라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아도 ‘자력 재선’을 기대할 만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 후보로 정몽준 의원이, 안철수 신당 후보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출마하는 경우를 가정한 3자 대결에서 박 시장은 40.3%의 지지율로, 정몽준(32.4%)·장하성(15.1%) 후보를 멀찍이 따돌렸다.
새누리당 후보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넣은 3자 대결에서도 박 시장은 41.3%의 지지율로 김황식(30.1%)·장하성(15.3%) 후보에 안정적 우위를 보였다. 앞서 출사표를 던진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출마를 가정했을 때도 박원순(43.2%), 이혜훈(22.1%), 장하성(17.9%) 순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정몽준 의원을 꼽은 이들이 26.9%로 가장 많았다. 당내 경선 수용 의사를 비친 김황식 전 총리는 21.8%,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위원은 6.5%였다. 하지만 ‘모름·무응답’도 절반 가까운 44.7%에 달해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지층만을 놓고 보면 정 의원(38.4%)을 ‘호출’한 이들이 김 전 총리(34.7%) 쪽보다 약간 앞섰다.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경우를 가정해 박 시장과 새누리당 후보 3명을 각각 맞세워본 양자 대결에서는 박 시장이 58.4~51.0% 지지율로, 36.8~25.6% 지지율을 보인 여당 후보들을 최소 14%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시장과 안철수 신당 쪽에서 거론되는 장하성 교수를 맞붙여본 가상 대결에서도 50.1% 대 29.8%로 박 시장이 확연한 우세를 보였다. 모든 조사는 박 시장이 민주당 소속임을 밝히고 진행했다.
박 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잘하고 있다’(67.6%)는 응답이 ‘못하고 있다’(30.1%)에 견줘 두 배 이상 높았다. ‘박 시장이 다시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답변(55.8%)도 ‘지지하지 않겠다’(41.8%)보다 14%포인트 많았다.
그렇다고 박 시장이 안전지대에 들어섰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박 시장과 경합 관계에 있는 안철수 신당 후보의 지지율이 5%포인트 정도만 올라도, 박 시장과 새누리당 후보군은 박빙의 승부가 불가피해진다.
특히 안철수 신당이 장하성 교수보다 더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우고, 새누리당 역시 당내 경선 등을 거치며 전통적 지지층 결집 등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경우 박 시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도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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