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사태 대국민담화…“타협 불가” 못박아
철도 파업 18일째를 맞는 26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정부는 투쟁에 밀려 국민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의 중재로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철도노조 집행부 사이에 협상이 이뤄졌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시점에 나온 강경 발언이었다. 모처럼 살아난 대화 무드에 정부가 앞장서 찬물을 끼얹은 모습이다.
현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명분 없는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동맥을 끊는 것”이라며 “정부는 투쟁에 밀려 국민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 부총리는 “한국 철도는 경쟁 없이 114년을 독점으로 달려왔으며, 경영상 비효율로 적자가 만성화되고 막대한 부채가 쌓였다”며 “이 상황에서 정부는 당연히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개혁을 통해서 국민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철도노조에서는 하지도 않는 민영화를 핑계로 철도 파업을 강행하고, 법 집행을 저지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이것은 명분이 없는 것이고,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타협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 부총리는 이어서 코레일 방만경영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철도공사 부채는 지난 2008년 7조원 수준이었지만, 5년 새 18조원으로 2.5배나 늘었다”며 “수서발 케이티엑스(KTX) 설립은 ‘이대로 계속 빚을 늘려가다가 국민에게 떠넘길 것인가’, 아니면 ‘경쟁으로 경영을 효율화해 빚을 줄이고 서비스 질을 높일 것인가’의 선택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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