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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철도 파업, 불을 끄기는커녕 부채질하는 새누리

등록 2013-12-26 11:30수정 2013-12-26 13:57

철도노조에 ‘조폭’ ‘사회적 약자 행세’ 등 도 넘은 비난
중재를 통한 문제 해결은 외면한 채 갈등만 증폭시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 노조를 ‘조폭’에 비유하는 등 철도노조에 대한 새누리당의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한 것을 두고 26일 “사회적 약자 행세”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 운영을 책임져야 할 집권여당이 중재와 조정을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은 외면한 채 되레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불을 끄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고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 의원은 2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조 사무실 게시판에 파업 불참자 명단을 공개하고 파업 불참자에 대해 노조가 취할 수 있는 온갖 불이익을 주고 왕따 분위기를 조성한다는군요. 이런 이유 때문에 업무에 복귀하고 싶어도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게 노동자인지 조폭인지”라고 말했다.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 노조를 ‘조폭’에 비유한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도 “철도 노조 위선 쩌네요. 수서 법인 철회 외에는 어떤 협상과 대화도 없다고 철도공사 측에는 주장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측이 철도공사라고 매도하네요. 실상 협상을 거부하는 측은 노조인데 말이죠”라며 박태만 철도 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대화 제의를 폄하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혈세로 직장을 만든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 행세를 하며 경제적 손실을 끼치는 것은 부도덕하다”며 “당장 철밥통을 사수하겠다는 주장을 접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철도 노조 지도부가 공권력을 피해 조계사에 머무르는 것을 두고 ‘사회적 약자 행세’라고 규정하며, 철도 파업을 “철밥통 사수”라고 주장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에도 철도 파업에 대해 “대선 불복 세력의 정치 투쟁”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거나, <늑대가 나타났다!>는 제목의 파업 비판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비난에만 힘을 쏟아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호시탐탐 박근혜 정부에 타격을 주려던 대선 불복 세력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철도 노조와 연대하며 벌이는 철도 파업이 개혁 거부, 철밥통 지키기 투쟁에서 정치 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며 벌인 철도 파업을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변질시키려 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철도 민영화 논리를 ‘광우병 괴담’, ‘천안함 괴담’에 이은 ‘민영화 괴담’으로 규정하는 홍보물 <늑대가 나타났다!>를 10여만부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NS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제작한 홍보물을 두고 한 누리꾼(아이디 @ra****)은 “그네가 나타났다. 유신이 나타났다. 독재가 나타났다. 불통이 나타났다. 폭력 경찰이 나타났다”고 비꼬았다. 아이디 @yh****도 “도대체 새누리는 홍보 담당 책임자가 누구냐!! ‘늑대가 나타났다’라니, 참 한심하기 그지 없다. 고작 야당 비꼬는 게 대국민 홍보인가? 그런 건 우리 국민이 할 일이고, 그냥 정책 홍보, 야당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제대로 하란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와 새누리당에 “억압 통치가 아닌 대화를 하라”고 충고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타협’은 대화 시도라도 해 본 후에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정부와 대통령이 국민들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분들과 언제 대화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에 없다”며 “타협을 말하기 민망스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몽둥이로 때려잡는다고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을 수는 없다. 돌들이라도 일어나 소리칠 것이다. ‘이명박 정권보다 못한 박근혜 정권’이 되고 싶은 것인가. 지금 당장 폭력과 억압 통치를 거두고 대화와 타협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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