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박 대통령에 ‘공개질문장’
“간교한 대결정책…MB와 같아”
신뢰프로세스 거칠게 비난
“간교한 대결정책…MB와 같아”
신뢰프로세스 거칠게 비난
북한이 25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북정책의 원칙이 신뢰인지 대결인지를 밝히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최후의 선택을 바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통일부 격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이른바 ‘공개질문장’에서 박 대통령을 ‘박근혜’라고 부르며 “당선된 지 1년이 된다. 친미사대와 파쇼독재, 동족대결정책과 결별하고 이제라도 민족과 민주,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길에 나서겠는가 아니면 대결과 전쟁의 길로 계속 나가겠다는 건가. 대결과 전쟁은 자멸의 길”이라고 압박했다. 조평통은 이어 “민심을 거역하였다가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한 선친의 비극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겨냥해 자극적인 언사를 쓰며 “지금이야말로 최후의 선택을 바로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또 “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이명박 정권의 대결정책과 무엇이 다른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을 ‘신뢰’라는 보자기로 감싼 간교하고 흉악한 대결정책”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거칠게 비난했다.
조평통은 지난해 대선을 앞둔 12월1일에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공개질문장을 발표하고 박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을 맹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해를 정리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하고 압박하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으니, 여기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내부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공세적 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주민들의 생활 개선이나 경제 건설이 필요하므로 내년부터는 대외 관계에서 대남·대중 관계의 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평안남도 남포시에 있는 제526대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하면서 “전쟁은 언제 한다고 광고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고 싸움준비 완성에 최대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비서의 일선 군부대 시찰은 장성택 전 당 행정부장 처형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시찰에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실세들이 대거 수행했다.
하어영 김규원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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