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출석해 철도노조 집행부를 검거하려고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경찰력을 무리하게 투입하고도 검거에 실패한 것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입을 가리고 있다. 왼쪽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상식 심의관·정해룡 수사부장 등
“정치권 입김 작용한 것 아니냐” 비판
친박 서병수 의원 동생 고속승진 ‘뒷말’
“정치권 입김 작용한 것 아니냐” 비판
친박 서병수 의원 동생 고속승진 ‘뒷말’
경찰이 지난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본부에 강제 진입한 데 대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작전의 책임 라인이 24일 경찰 인사에서 줄줄이 승진했다. 이른바 ‘친박’ 핵심인 여당 의원의 동생도 고속 승진을 거듭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는 이날 이상식 경찰청 정보심의관을 정보국장으로 승진 내정하는 등 치안감급 간부 26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했다. 치안감 승진자는 이 심의관과 정해룡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 김양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장, 서범수 경찰청 교통국장, 백승호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이상식 심의관과 정해룡 수사부장, 김양제 기동단장은 이번 민주노총 강제 진입의 책임자들이다. 이 심의관은 경찰청 정보국 2인자로 철도노조 지도부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를 총괄적으로 다뤘다. 정해룡 수사부장은 철도파업과 관련한 지도부 수사를 맡았고, 김양제 기동단장은 민주노총 강제 진입과 주변 경계를 책임진 인물이다. 강제 진입의 정보·수사·경비 3분야 책임자들이 모두 승진한 것이다. 이 심의관은 경찰청 정보국 수장으로 승진했으며, 정 수사부장은 경기지방경찰청 2차장으로, 김 기동단장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서범수 경찰청 교통국장이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으로 승진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 국장은 4선 의원인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의 동생이다. 서 의원은 친박 핵심 인물로, 지난해부터 올 5월까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서 국장은 경무관 승진 2년 만에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통상 3~4년이 걸리는 것에 견주면 고속 승진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인사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고위직 인사가 정부 입맛에 맞게 정치 논리에 휘둘린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중립성을 지키고 수사를 열심히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치안감 인사는 경찰청장이 추천한 인물을 대상으로 청와대가 최종 결정한다.
한편 백승호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이 경기경찰청 제1차장에, 김종양 경남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 기획조정관에 내정되는 등 21명의 치안감이 자리를 옮겼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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