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이버사 댓글 수사 발표
11명 입건…꼬리자르기 비판일어
11명 입건…꼬리자르기 비판일어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군 사이버사 심리전단의 활동에서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의 위반 행위는 있었으나 대선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이번 사건을 상부의 지시 없이 3급 부이사관인 군 사이버사 심리전단장과 요원 10명이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밝혔다. 심리전단의 직속 상관인 전·현직 사이버사령관과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개입한 혐의가 없다고 확인했다.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19일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아무개 심리전단장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 범위를 일탈해 ‘대응 작전간 정치적 표현도 주저 마라’는 등 과도한 지시를 했다. 심리전단 요원들은 지시받은 작전을 정상적인 임무로 인식하고 총 28만6000여건의 글을 게시했다”며 “이 가운데 정치 관련 글은 1만5000여건,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을 언급해 옹호 및 비판한 것은 2100여건”이라고 밝혔다.
백 본부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사이버사 요원이 올린 “민주당 문재인은 국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 자격이 안 된다” 등의 인터넷 글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는 위반한 행위지만, 대선에 개입한 것은 없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단장을 군형법 제94조 정치 관여,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정치 동의 금지 등을 적용해 형사입건하고 이날로 직위해제했다. 또 단장의 지시에 따라 임무 수행을 한 요원 10명을 군형법상의 정치 관여 등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들의 활동이 직속상관인 국방부 장관의 지시 사실이나 국가정보원과의 연계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심리전단장의 바로 위 상관인 연제욱 전 사령관(현 청와대 국방비서관)과 옥도경 현 사령관도 이런 활동 지시를 한 적은 없으나, 이를 일부 보고받은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두 사령관이 심리전단의 정치 관여 행위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데 대해 책임을 물을지 검토 중이다.
이날 발표에 대해 안규백 의원 등 민주당의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진상 조사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자 모두의 행위가 개인적 일탈이라는 황당하고 뻔뻔한 수사 결과다.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이 제외된 것은 청와대 눈치보기다”라고 비난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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